“서울공항 비상착륙 진입 각도 바꾸면 제2롯데월드 건설가능”

  • 입력 2008년 9월 23일 02시 54분


김성회 의원 주장… 李국방 “어떤 결론도 내린 바 없다”

제2롯데월드 건립 허가 문제를 놓고 22일 여야 정치권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은 이날 “서울공항 인근에 고도제한 지역을 넓히지 않고 활주로를 옮기는 공사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2롯데월드를 건설해도 서울공항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KBS라디오에 출연해 “건설교통부가 미 연방항공청(FAA)과 한국항행학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비상시에 (관제탑과 구두 교신으로 통제받으며) 사용하는 공항감시레이더(ASR) 방식의 진입 각도를 조금 바꾸면 해결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본보와의 통화에서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항공기 및 군용기 가운데 훈련목적인 ASR 방식으로 착륙하는 것은 1년에 40∼50차례에 불과하다”며 “공군이 착륙 경로를 10도 틀어서 현재 99%의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공군전영(TACAN) 방식을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공군이 훈련용 착륙 경로만 옮기면 서울공항 활주로를 옮길 필요도 없고 고도 제한을 받는 지역이 늘어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에 555m(112층) 높이로 건설할 계획인 제2롯데월드는 서울공항에서 6.05km 떨어져 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ASR 방식으로 착륙할 때 항공기는 제2롯데월드에 1.9km 거리까지 접근하지만 TACAN 방식을 쓰면 이 접근거리가 3.0km로 멀어진다.

민주당 이재명 부대변인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 주장은 어려운 숫자를 동원하고 있지만 논점을 흐리려는 시도”라며 “그 주장대로라면 한국 공군이 그동안 국민을 속였다는 뜻이 된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또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현재 공군이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활주로 변경방식에 대해 “추가 비용이 최대 8000억 원이 소요되고 서울 송파구 동부 및 성남시 전역이 고도제한구역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서 “제2롯데월드 문제에 대해 어떤 결론도 내린 바 없다”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영상취재 : 임광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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