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영화두는 ‘소통’

  • 입력 2008년 8월 26일 02시 56분


‘소통맨’ 투입… 오픈 플라자 운영… e메일 대화

기업들 “정보 돌아야 회사 돌아간다” 묘책 내놔

효성그룹은 올해 초 65명의 ‘효성 커뮤니케이터’를 선발했다. 이들 각 부서의 ‘소통(疏通)맨’들은 회사 내 각종 정보와 소식 등을 전파하고, 경영진의 메시지를 사업장 곳곳에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회사 방침과 경영 방향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을 경영진에 피드백하는 일도 맡는다.

각 기업에서 ‘소통’이 경영의 주요한 화두(話頭)가 되고 있다. 직원들 간의 소통은 물론 경영진도 직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회사가 적지 않다.

○ “소통은 조직의 혈액 순환”

아시아나항공은 모든 임직원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오픈 플라자’를 운영하고 있다. 여러 직종과 분야에서 고루 선발된 직원 100여 명이 10개조를 이뤄 경영진과 주제별로 하루 동안 토론을 벌인다. 여기서는 회사 발전안은 물론 사원 복지 등의 사안이 골고루 논의되고, 참가자들의 공감을 얻은 아이디어는 경영에도 반영된다.

신헌철 SK 부회장은 ‘입’, ‘손’, ‘발’을 모두 동원해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모범 사원을 직접 찾아가 칭찬과 격려를 하거나, 편지를 써 직원들에게 진솔한 마음을 전한다. 또 전국 각 사업장을 수시로 방문해 직원들의 얘기를 경청하고 격려하기도 한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쓴 글도 경영진과 직원들 간 ‘소통’의 수단이 되고 있다.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 등 CEO는 정기적으로 자신이 직접 쓴 칼럼이나 편지를 전 직원에게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답장으로 보내 CEO와 직접 소통하고 하고 있는 직원들도 있다.

효성그룹 엄성룡 전무는 “전 사업장의 세부 단위조직에까지 ‘커뮤니케이터’ 제도를 확대하면서 조직 내 빠른 소통으로 부서 간 협력과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조직도 인체와 마찬가지로 혈액순환(소통)이 잘돼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소통해야 성과 난다”

LG화학은 경영진과 직원 간 ‘소통’을 위해 50개의 ‘사원협의체’를 운영한다. 김반석 부회장은 매주 직접 각 팀을 찾아가 주제에 제한 없이 사원들과 대화를 나눈다. 지금까지 100여 개팀 1200여 명과 만났다. 김 부회장은 대화 내용을 사내 게시판에 올려 임직원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분기마다 최고 실적을 경신하는 조직 내부의 상하-좌우 간 ‘소통’을 위한 노력이 상당한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한독약품은 최근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성격 검사 워크숍을 실시했다. 직원들의 성격을 주도형, 사교형, 신중형, 안정형 등으로 구분해 성격 유형에 맞는 의사소통 방식을 직원 자신과 팀원들에게 교육하기 위해서였다.

한국MSD는 매월 한 부서가 다른 부서를 초대해 회식을 같이하는 ‘해피아워’를 갖는다. 자칫 다른 부서 직원과는 소원해지기 쉬운 조직 생활의 맹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올림푸스한국은 최근 ‘작지만 강한 회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최우선 실행과제로 ‘사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적극 나섰다. 직원들은 매일 1통씩 CEO와 e메일 주고받기를 하고 있으며, 업무 진행사항이나 개인 신상에 관한 얘기를 보내도 CEO가 직접 답장을 한다.

올림푸스한국 관계자는 “매년 좋은 실적을 내는 것도 결국 이 같은 조직 내 원활한 소통 때문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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