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휴가철도 바쁘네”

  • 입력 2008년 7월 21일 02시 52분


경영구상… 금강산 수습… 해외현장 방문… 고유가 대비

여름휴가철이 본격 시작됐지만 상당수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여전히 현장 경영에 몰두하거나 특별한 일정 없이 짧은 휴식을 취하면서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올해 하반기(7∼12월) 경영 환경도 어려움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일부 기업의 경우 예상치 못한 경영 현안이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쉬면서 경영 구상”

20일 경제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특별한 여름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다음 달 베이징(北京) 올림픽 참관 뒤 가족과 주말을 활용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하반기 경영을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예년처럼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휴가 기간에 별다른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면서 그룹 경영 구상을 할 예정이라고 LG 관계자가 전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역시 이달 말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하반기 경영 구상을 할 예정이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휴가 기간에 광주로 내려가 노모를 뵙고 나머지는 그룹 경영 구상에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진도 대부분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에 걸쳐 4, 5일간 휴가를 낼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윤우 부회장은 국내에서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면서 평소 바빠서 읽지 못했던 책을 보면서 하반기 경영 계획을 가다듬을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쉴 시간이 없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휴가 대신 사태 수습을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건의 여파로 개성관광마저 중단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그룹 최대 현안인 현대건설 인수합병(M&A) 계획에도 차질을 줄 수 있어 사태 해결의 묘수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특별수송체제에 들어가면서 휴가 대신 그룹 일을 챙길 것으로 전해졌다.

비자금 조성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 명령 등의 형을 받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8월 말까지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여름휴가 때마다 해외 현장을 찾는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은 다음 달 중순 휴가 기간에 카타르와 쿠웨이트 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 LG CEO가 고른 휴가도서 10선

한편 LG의 주요 계열사 CEO들은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을 맞아 임직원이 탐독할 만한 도서 10권을 추천했다고 LG그룹이 20일 밝혔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현장경영을 철저히 실천해 세계 최고의 자동차회사로 거듭나고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경험담을 담은 ‘현장경영’을 추천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어떻게 일에 몰두하면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생산할 수 있는지를 고찰한 ‘몰입의 경영’을 읽어볼 것을 제안했다.

LG 관계자는 “경영 아이디어를 습득하면서 경영환경이나 흐름을 읽어볼 수 있는 도서가 다수 추천됐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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