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승용차 ‘홀짝제 운행’ 엇박자

  • 입력 2008년 7월 9일 03시 23분


6일 정부가 발표한 ‘1단계 고유가 위기관리계획’이 보도되자 ‘공공부문 승용차 홀짝제’를 둘러싼 독자들의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자동차 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이 홀수 날 운행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2002년 월드컵 때와 방식이 다른데 보도 내용이 잘못된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 시행되는 제도는 본보 보도대로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은 홀수 날, 짝수인 차량은 짝수 날만 운행하는 ‘포지티브 방식’의 홀짝제입니다.

▶본보 7일자 A1·3면 참조

공공 승용차 15일부터 홀짝제

170달러 돌파땐 유흥업 영업시간 제한 등 민간부문 확대

2002년 월드컵,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국제 행사가 있을 때 부분적으로 시행했던 홀짝제가 ‘네거티브 방식’이어서 혼란이 컸을 것입니다. 일부 언론도 오보를 냈죠.

부처 간 조율이 안 된 채 발표해 혼란은 더 컸습니다. 지식경제부 담당자는 언론에 네거티브 방식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가 저녁 늦게 번복했습니다. 7일부터 홀짝제를 시작한 국세청에서도 직원들이 헷갈린 나머지 홀짝번호 차량을 모두 가져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고 하네요.

행정안전부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바꾼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합니다. ‘하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낫다는 거지요. 서울시가 관용차 등에 대해 이달 초부터 같은 방식의 홀짝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포지티브’든 ‘네거티브’든 잘 지키면 에너지 절약에는 도움이 되겠죠. 하지만 부처 간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채 정책을 발표해 혼란을 일으킨 것은 정부의 책임입니다. 승용차 요일제나 10부제에서는 해당일자 차량이 운행을 못 하는 방식인데 홀짝제는 거꾸로라고 하니 혼란을 가중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발표 직후 승용차를 타고 공공기관을 방문하는 민원인이 홀짝제 대상인지를 물었을 때도 지경부는 “그렇다”, 행안부는 “아니다”라고 엇갈린 답변을 내놨습니다. 결국 민원인은 홀짝제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요.

고유가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고 서민들은 힘들어질 것입니다. 앞으로 정부가 내놓는 정책이 국민에게 혼란보다는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장원재 경제부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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