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1년 만에 첫 무역 적자

  • 입력 2008년 6월 29일 20시 00분


국제유가 급등으로 무역수지가 올해 상반기(1~6월)는 물론 연간 전체로도 1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29일 지식경제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1988억4400만 달러, 수입은 2095만20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106억7600만 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이처럼 무역수지가 악화된 것은 국제유가가 최근 폭등세를 보이면서 원유 수입단가가 큰 폭으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원유 수입량은 줄었지만 원유 수입액은 351억7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9%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올해 무역수지 전망치를 당초 흑자에서 적자로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중동산 두바이유 연간 평균가격을 배럴당 71달러로 가정하고 130억 달러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낼 것으로 지난해 말 전망했다. 그러나 두바이유는 27일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경우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 84억5217억 달러 적자 이후 11년만이다.

한편 고유가로 인한 내수경기 침체 가능성과 반정부 불법시위 장기화에 따른 정국 불안, 노동계의 하투(夏鬪)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면서 기업의 체감경기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8~24일 국내 600대 기업(552개 회사 응답)을 대상으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83.2를 기록해 4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고 29일 밝혔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또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하반기(7~12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반기(5.2%)보다 크게 낮은 3.3%에 그쳐 연간 성장률은 4.2%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하반기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함께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있는 만큼 물가안정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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