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금호타이어 ‘엑스타 SPT’

  • 입력 2008년 5월 27일 02시 58분


전천후 성능 ‘대견’

‘착한가격’ 놀라워

금호타이어 ‘엑스타 SPT’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같은 타이어다.

타이어를 평가하는 여러 가지 항목에서 어느 하나 최고 위치에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크게 떨어지는 부분도 없는 전천후 성능을 보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레이싱에서 경기용 타이어로 써도 될 정도이면서도 고급 세단과도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면도 있다. 기자가 기아자동차 ‘세라토’ 경기용차와 BMW 3시리즈 세단 등 다양한 종류의 차종에 SPT를 사용하면서 얻은 결과다.

타이어는 접지력과 핸들링을 높이다 보면 수명이 짧아지고 승차감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초고성능(UHP) 타이어는 상온(약 15도)의 마른 노면에서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지만 눈길에서는 오히려 일반 타이어보다 쉽게 미끄러진다. 승차감을 높인 고급 타이어는 노면 충격을 잘 흡수하고 소음도 적지만 아무래도 핸들링은 다소 떨어진다.

SPT는 접지력과 핸들링은 최고급 UHP에 미치지 못하지만 90% 정도의 성능을 낸다. 갑자기 미끄러지거나 하는 급작스러운 모습도 없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해보면 생각보다 한계 상황에서 잘 버텨내는 모습에 대견스러울 때도 있었다.

SPT를 넣은 세라토로 자동차 서킷인 스피드웨이와 태백모터파크를 100회 이상 돌아봤다. 명품 UHP급에 비해서는 핸들링 반응이나 커브길에서 버텨내는 능력이 약간 부족한 듯했지만 충분히 스포티한 주행이 가능했다. 가격은 명품 UHP급의 절반 이하다.

승차감과 소음은 고급 세단용 프리미엄급 타이어에 비해서 약간 떨어진다. 그렇다고 운전자를 불쾌하게 할 정도는 아니어서 웬만큼 입맛이 까다로운 운전자도 큰 불만이 없을 정도다.

타이어가 닳아도 초기 성능의 대부분을 유지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게다가 4계절용이어서 눈길과 빗길에서도 어느 정도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이 때문에 SPT는 스포티한 주행을 좋아하지만 UHP급 타이어의 거친 승차감과 노면 소음을 싫어하는 합리적인 운전자들에게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극한의 성능을 원하거나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승차감을 좋아하는 운전자에게는 애매한 타이어로 보일 수도 있다. 중용(中庸)의 도(道)는 인간의 삶이나 타이어에서 똑같이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이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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