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펀드, 올해는 솟는다?

지난해 부진했던 일본 펀드가 올해는 ‘못난이 펀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증시 침체로 지난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던 일본 펀드는 올해 들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24일 기준으로 국내 52개 일본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8.02%, 3개월 수익률은 6%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를 기준으로 한 글로벌시장 평균 6.58%, 4.79%보다 높은 수준이다.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 증시가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는 의견과 엔화 강세로 향후 기업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인 일본의 증시는 경기가 회복될 때에도 급등할 가능성이 적어 장기적 안목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는 데에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했다.

○ 올해 들어 중국, 인도보다 수익률 높아

제로인에 따르면 일본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1.01%로 중국(―16.99%), 인도(―18.70%)보다 좋다. 3개월 수익률도 6%로 중국(1.03%), 인도(―6.92%)보다 높다.

최근 1개월간 52개 일본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8.02%로 글로벌 펀드(7.95%), 유럽펀드(6.53%), 북미펀드(3.59%) 등 해외 선진국에 투자한 펀드의 평균 실적보다 양호하다.

특히 대신투신운용의 ‘부자만들기일본종류형재간접(ClassC1)’은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0.35%로 대단히 높은 편. 삼성투신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1-A’(9.69%), 신한BNP파리바운용의 ‘탑스일본주식재간접1’(9.69%) 펀드도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일본 증시 전망 세미나에서 노무라증권의 이와사와 세이치로 수석투자전략가는 “최근 일본 상장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2%로 10년 국고채 금리(1.3%)를 넘어섰다”며 “이전의 예를 볼 때 이런 수익률 역전 현상이 있은 후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6, 2007년에는 일본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별로 사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3개월 사이에 순매입으로 돌아섰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증시 안정 국면에 들어서면 일본 증시의 상승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 부진한 소비와 엔화 강세는 걸림돌

일본 증시에 맞서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일본 펀드가 부진에서 탈출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의 엔화 강세가 일본 수출기업의 이익 개선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증시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비관론의 가장 중요한 근거다.

삼성증권 김태훈 연구원은 “일본 증시가 의미 있게 반등하려면 부진한 소비와 설비투자의 회복 등이 선행돼야 한다”며 “최근 엔-달러 환율 추이와 일본 주식시장의 상관관계가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엔화 강세는 주식시장의 반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근 3개월간 일본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순매입한 반면 외국인들은 순매도하고 있다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제로인 이수진 연구원은 “일본은 올해 바닥에서 벗어나 상승한다 하더라도 중국, 인도 같은 신흥국 증시와 달리 선진 증시이기 때문에 반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최소 1년 이상 장기 투자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일본펀드 수익률 현황 (단위: 억 원, %)
펀드	운용사	순자산액	수익률
			1개월	3개월	6개월	1년	연초이후
부자만들기일본종류형재간접(ClassC1)	대신운용	117	10.35	0.31	-20.67	-24.96	-15.64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 1_A	삼성운용	569	9.69	4.26	-21.00	-25.69	-14.05
탑스일본주식재간접 1	신한BNPP운용	293	9.69	6.49	-19.35	-23.00	-12.59
Tops JAPAN재간접 1	SH운용	156	9.63	1.98	-16.59	-21.95	-12.27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 1_C	삼성운용	287	9.61	4.04	-21.38	-26.36	-14.30
KB 재팬인덱스파생상품Class-A	KB운용	281	9.17	5.53	-18.18	-22.63	-12.25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재팬인덱스파생상품 1(C-A)	미래에셋맵스	186	9.08	6.18	-18.66	-25.04	-12.70
푸르덴셜재팬코아주식 1-A	푸르덴셜운용	519	8.95	4.85	-18.75	-21.84	-11.29
프랭클린템플턴재팬주식형자(A)	프랭클린템플턴	2,291	8.87	6.28	-23.15	-23.94	-12.63
4월 24일 기준. 자료: 제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