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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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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중국과 인도처럼 떠오르는 신흥국 증시에 비해 최근 몇 년 사이에 매력이 덜해진 건 사실이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 증시에서 자신들의 보유 비중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한국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의 보유 비중이 감소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는 반면 이들은 외국인 비중이 낮아짐에 따라 국내 증시의 안정성이 좋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더군요.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투자가들의 보유 비중은 2004년 말 41.97%까지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지난해 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에 따른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외국인투자가들의 주식 보유비중이 대폭 줄어들어 올해 2월 말 기준 30.94%입니다.
연간 4000억 원 이상을 한국 증시에 투자하고 있는 파르하트 말리크 헤지펀드 PMA캐피털 매니지먼트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는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연기금, 펀드 같은 기관 비중이 늘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덜해졌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한국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13위 경제 대국입니다. 홍콩에서 만난 세계적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은 이제 한국을 신흥국 증시로 보지 않습니다. 외국인들의 매도나 매입으로 쉽게 흔들리는 작은 시장이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이들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영국계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한국 주식시장은 이제 외국인이 좌지우지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한국 증시를 엄연한 선진 증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주체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국인들의 ‘팔자’에 이보다 더 강한 ‘사자’로 ‘약세장의 구원투수’라는 애칭도 갖고 있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선진 증시로 도약할 한국 증시에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됩니다.
신수정 기자 경제부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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