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의 반란…반도체-LCD 등 최근 코스피 상승 견인

  • 입력 2008년 4월 4일 03시 00분


외국인 - 기관 꾸준한 매수 이어져… 향후 주도주 될지 주목

2일 코스피지수가 1,742.19로 마감한 데 이어 3일에도 21.44포인트(1.23%) 오른 1,763.6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가 1분기(1∼3월)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반등 추세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의 주가 상승에서 돋보이는 업종은 정보기술(IT)과 금융업.

특히 지난해 투자자들이 기피했던 IT주는 올해 들어 상승폭이 두드러지며 주목받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시장의 시가총액은 91조 원가량 줄었지만 IT업종의 시가총액은 이 기간에 12조 원가량 증가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IT업종 이익 개선으로 상승 여력 크다

증시 전문가들은 IT업종의 주가가 지난해 많이 하락했고 D램 가격 반등 가능성, 액정표시장치(LCD) 업황 호조 등의 호재도 많아 상승 여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IT업종의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의 올해 이익 증가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04년 영업이익 12조 원을 낸 이후 3년간의 이익 감소 추세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재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에 비해 43.8% 증가한 1조7000억 원 정도로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실적이 날 것”이라며 “LCD, 휴대전화, 디지털 가전 부문의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관과 외국인들이 올해 들어 꾸준히 IT주를 사들이고 있는 것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2386억 원을 순매입했으며 이 중 2090억 원을 전기전자 업종에 투자했다. 또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이전 4주간 기관들은 코스피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을 4408억 원어치 순매입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올해 IT업종의 영업이익은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약 40% 늘어날 것”이라며 “IT업종 중에서도 1분기 실적이 가장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LCD”라고 설명했다.

○ 주도주로서는 일부 한계…맹목적 매입은 피해야

IT가 올해 들어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지난해 조선주 철강주처럼 코스피지수를 꾸준히 상승시킬 주도주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나대투증권 김진호 연구원은 “IT주와 금융주가 상승으로 마감했지만 1일 코스피지수는 마이너스로 마감했다”면서 “IT와 금융주는 약해진 국내 증시의 상승 탄력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힘에 부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IT주 금융주보다는 조선 철강 해운 등 이른바 ‘중국 관련주’가 증시를 이끌어갈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연구원은 “중국 업종들은 대표적 실적 호전주로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현 시점에서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당분간은 금융업 전기전자 운수장비 업종이 주가지수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지만 맹목적으로 이 분야의 주식만 사들이는 것은 자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도 “최근 상승 탄력이 좋은 전기전자 운수장비 업종에 관심을 가지되 중국 관련 업종 등은 지속적으로 보유할 가치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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