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력 ‘품귀’에 헤드헌터도 구인난

  • 입력 2008년 3월 12일 02시 59분


《2009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회사들 간에 치열한 인력확보 전쟁이 벌어지면서 헤드헌팅(Head hunting) 업체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워낙 호황이다 보니 헤드헌팅 업체들도 인력이 부족해 금융전문 헤드헌터에 대한 헌팅 경쟁이 벌어질 정도다. 》

증권사 덩치키우기 경쟁… 5000여명 추가 필요

금융전문 소규모 헤드헌팅 업체도 잇달아 설립

금융산업이 계속 성장하면서 기존의 대기업이 증권사를 설립해 금융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자금시장통합법 시행 후 금융사업의 중심이 투자은행(IB)으로 이동할 때를 대비해 기존의 은행과 증권사가 관련된 전문 인력을 영입하고 있다.

○헤드헌팅 업체들 즐거운 비명

국내 헤드헌팅 업체인 커리어케어는 지난해 3명이던 금융 헤드헌터를 올해 초 7명으로 늘렸다. 올해 들어 이 회사에 접수된 금융권 헤드헌팅 의뢰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금융 전문 헤드헌팅 업체 베스트네트워크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 의뢰 건수가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 회사는 현재 외국계 사모펀드가 설립 준비 중인 자산운용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찾는 중이다.

스카우트 열풍이 거세지면서 과거처럼 금융회사가 웹사이트에 채용 공고를 띄우거나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구하는 방식으로는 원하는 인재를 확보하기 힘들어져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CEO를 모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나은행 인사팀의 한 관계자는 “2006년만 해도 헤드헌팅 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나 지난해에는 전체 경력사원의 10%를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스카우트했다”고 말했다.

인력유치전이 치열하다 보니 전직 증권사 직원들이 여의도를 중심으로 소규모 헤드헌팅 업체를 차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커리어케어 신현만 사장은 “대부분 국내 유명 증권사에서 근무하다 임원급으로 명예퇴직한 사람”이라며 “자신의 동료 또는 부하를 대상으로 손을 뻗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연구원 몸값 급등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당 평균 재직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900여 명 수준. 증권업계는 13개 신규 증권사 및 합병되는 4개 증권사에서 필요한 추가 인력 규모를 CEO급을 포함해 5000여 명으로 보고 있다.

현재 등록된 국내 증권사 연구원은 1167명. 연구원은 전문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경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기존 연구원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현재 일부 리서치센터장의 연봉은 10억 원 이상이며 1억 원 이상을 받는 경력 3년 이상의 연구원도 제법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외환위기 이후 4, 5년간 증권회사들이 인력을 거의 뽑지 않고 제대로 길러내지 못해 지금 한창 허리 역할을 할 인재가 부족하다.

산은자산운용 이재광 주식운용본부장은 “장기적으로 금융 인력을 어떻게 길러낼지에 대해 이번 기회에 증권업계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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