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위원장 “FTA 비준 저지” 미국행

  • 입력 2008년 2월 12일 02시 57분


민주노총 이석행(사진) 위원장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저지하기 위해 11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이 위원장은 11일(현지 시간) 미국노동총동맹산업별회의(AFL-CIO) 존 스위니 위원장과 FTA 비준에 반대하는 내용의 공동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13일에는 민주당 소속 샌더 레빈 하원 세입세출위원회 무역소위 위원장과 면담하고 14일 귀국길에 오른다.

민주노총 우문숙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한미 양국 정부가 최근 FTA 비준을 위해 자국 의회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직접 미 의회와 노동계에 비준 저지를 촉구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자금줄인 AFL-CIO를 통해 민주당을 압박해 양국의 FTA 비준을 막겠다는 계획.

민주당 경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현재 체결된 한미 FTA에 전면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민노의원 저지로 국회 한미FTA 동의안 상정 무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1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려 했으나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육탄 저지로 회의를 열지 못했다.

통외통위는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천영세 의원 등 8명은 통외통위원장실을 점거하고 김원웅 위원장의 회의장 입장을 몸으로 막았다.

민노당 강기갑 의원은 “지금 상정을 못 막으면 나중에 포클레인으로도 (동의안 통과를) 못 막는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천 의원도 “오늘 동의안 처리를 안 한다는 약속만 해 달라”며 목청을 높였다.

민노당 소속 통외통위 위원인 권영길 의원이 “원내대표끼리 합의해서 총선 끝나고 나서 처리하자”는 절충안을 내놨지만, 강 의원은 “그것도 안 된다. 결국 쇠고기를 내준다는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실랑이가 계속되자 통외통위 간사인 대통합민주신당 이화영 의원이나 한나라당 진영 의원이 회의를 진행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대통합민주신당 측의 반대로 회의는 오전 11시 반경 유회됐다. 김 위원장은 양당 간사와 협의를 거쳐 13일 오전 10시 상임위 전체회의를 다시 소집해 비준 동의안 상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한미 FTA 국회 비준 동의안과 관련해 “2월 임시국회에서 본회의 의결까지 마칠 것을 희망한다. 3월 중에라도 반드시 처리하는 것이 17대 국회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고 촉구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