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콘도 짓는 까닭은?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대북사업 위험 분산” 해명 속

‘현대건설 인수 포석’ 분석도

대북(對北) 사업에 주력해 오던 현대아산이 경기 양평군에 빌라형 고급 콘도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밝혀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사업은 현대아산이 국내에서 벌이는 사실상 첫 민간 건설사업이다.

28일 현대아산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양평군 강하리 전수리 일대 3만 m²에 182실 규모의 고급 콘도인 ‘더 블랙 스위트’를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콘도는 지하 2층, 지상 15층의 4개 동으로 구성되며 대부분 165m²(약 50평형) 이상의 중대형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은 이 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한다. 양평군이 사업을 승인하면 올해 착공해 2011년경 완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현대아산은 북한 개성공단 조성과 금강산 골프장 건설 등 대북 건설사업을 주로 해 왔다. 국내에서는 경기 화성 청계지구 택지개발 등 공공입찰에만 참여했다.

현대아산은 장기적으로 아파트 등 민간 건설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현대아산 측은 사업 배경에 대해 “국내 사업 확대를 통해 대북사업의 불투명성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고 장기적으로 북한 건설시장이 확대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대북사업이 아무래도 위험이 크고 정세에 좌지우지되는 만큼 일종의 보험에 드는 셈 치고 국내 사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을 앞두고 현대아산의 건설사업을 강화해 인수에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현대아산의 건설부문 매출액은 1100억 원으로 총매출액 2600억 원의 42.3%를 차지했다.

현대아산은 2006년 현대건설 출신 이강연 씨를 부사장(개발사업단장)으로 영입하는 등 건설부문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

대한건설협회가 매기는 현대아산의 시공능력평가액 순위는 2005년 186위, 2006년 156위, 2007년 135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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