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차 열쇠’ 주인공이 마케팅의 열쇠

  • 입력 2008년 1월 23일 02시 51분


현대자동차는 22일 서울 종로구 현대 계동사옥에서 송명근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에게 ‘제네시스’ 1호차를 전달했다. 송 교수는 세계 최고의 심장이식 수술 성공률로 유명하다.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22일 서울 종로구 현대 계동사옥에서 송명근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에게 ‘제네시스’ 1호차를 전달했다. 송 교수는 세계 최고의 심장이식 수술 성공률로 유명하다.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
국내 車업체들 “새차 추구 이미지와 잘 어울려야”

저명인사-스포츠 스타-연예인 등 ‘주인 찾기’ 고심

자동차회사들이 처음 생산한 차를 유명 인사에게 공급하는 ‘1호차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유명 인사가 1호차를 샀다는 것을 부각시켜 차량 신뢰도와 함께 판매를 높이려는 의도다.

현대자동차는 22일 프리미엄 세단인 ‘제네시스’ 1호차 주인으로 송명근(57)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정했다.

송 교수가 세계 최고 심장이식 수술 성공률 기록을 보유한 세계적 ‘명의(名醫)’로 전문직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제네시스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져 첫 번째 계약자로 뽑았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1호차 마케팅을 가장 활발히 펼치고 있는 현대차는 신차가 나오면 1호차 고객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원칙적으로는 첫 계약자에게 1호차가 전달돼야 하지만 사전 예약을 받은 고객 중 신차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저명인사나 연예인, 스포츠 스타가 있으면 이들을 주인공으로 뽑는다.

이번에도 마케팅 담당 직원들이 사전 계약 고객 데이터를 뽑아 제네시스 이미지와 판매 전략에 가장 부합한 송 교수를 뽑았다.

이 과정에서 ‘BBQ치킨’으로 유명한 ㈜제너시스가 “차 이름과 영어 이름이 비슷한 회사인 만큼 1호차 계약자로 선정해줄 것”을 현대차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하기도 했다. 전문직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제네시스 이미지와 맞지 않다는 것.

자동차회사들이 이 같은 마케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싼값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1호차를 저명인사나 연예인, 스포츠 스타에게 제공하면 신차 이미지와 콘셉트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데다 비싼 광고 출연료를 주지 않고도 유명인을 섭외해 간접 광고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1호차 마케팅’은 마케팅의 기법인 세분화, 차별화, 전문화가 부족했던 국내 자동차업계에 점차 전문화가 생겨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업체들과 달리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차 회사들은 1호차 마케팅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 고급차를 찾는 수요층이 유명 인사가 1호차를 탔다는 것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1호차 마케팅 사례
회사자동차1호차의 주인공추구하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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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현대 기아자동차, GM대우자동차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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