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첫날 43P 급락 왜

  • 입력 2008년 1월 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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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매도 물량 몰린데다

세계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쳐

새해 개장 첫날부터 코스피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짐에 따라 2008년 증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중국의 긴축 움직임 등으로 새해가 증시 변동성이 높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새해 첫날 증시의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날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이날 주가 하락은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주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란 코스피지수의 현물, 선물의 가격 수준을 평가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매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주로 기관투자가들이 이용한다. 고평가된 선물을 팔고 저평가된 현물을 사는 것을 ‘매수차익 거래’, 그 반대를 ‘매도차익 거래’라고 한다.

이날 장 초반부터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매도차익 거래 물량이 몰리면서 5387억 원어치의 순매도가 이뤄졌다.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도 물량은 지난해 12월 27일 261억 원, 이튿날인 28일 2089억 원 등 사흘째 쏟아지고 있다.

대신증권의 이승재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수차익 거래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6조5000억 원 수준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차익거래 잔액이 5조 원대로 줄어들 때까지 매도 물량이 계속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매매 외에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은 역시 세계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다. 다수의 증시 전문가는 적어도 올해 상반기(1∼6월)까지는 미국의 경기침체와 중국의 긴축으로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날 내놓은 ‘2008년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시장은 올해 상반기에 각종 글로벌 리스크와 국내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정체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한국 기업의 매출 증가세 등을 이유로 추가적인 지수 급락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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