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특검 조준웅씨 임명

  • 입력 2007년 12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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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경험-능력 중요… 의혹 안남게 하겠다”

20일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로 임명된 조준웅 변호사(67·사법시험 12회·사진)는 “특검법에 규정돼 있는 사항에 대해 의혹이 안 남도록 성실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 지명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부터 수사계획 등을 구상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수사 전문기관인 검찰에 비해 특검의 수사력이 미흡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특검 수사팀이 구성되지도 않았는데 수사력이 있다 없다고 말할 수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조 특검은 검찰 출신 인사의 특검 임명에 반대하고 있는 참여연대 등의 주장에 대해 “특검은 수사가 위주이므로 수사 경험과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판사나 재야 변호사 출신이 (검찰 출신과) 똑같은 수사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박했다.

그는 ‘16대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 캠프 측 비자금 의혹이나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 의혹 등이 수사대상에 포함되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구체적 범위는 지금 단계에서는 말하기 어렵고 검토를 해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삼성임원 150명 차명의심계좌

수천억 입-출금 정황 포착▼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본부장 박한철 울산지검장)가 삼성 임원 등 150여 명 명의의 차명 의심 계좌에서 수천억 원이 입·출금된 정황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그러나 계좌추적 자료 등이 곧 특검에 넘어갈 예정이어서 특검이 수천억 원의 자금 조성 경위와 용처 등을 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본부장은 “기초공사를 튼튼히 하고 특검 수사가 나갈 수 있는 기본 바탕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김용철(전 삼성그룹 법무팀장) 변호사의 주장이 상당 부분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김 변호사의 어느 주장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여운을 남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본은 출범 한 달여 만에 1만1000쪽 분량의 수사기록 22권을 작성했다. 분식회계와 관련해 회계법인에서 160박스를 임의 제출 형식으로 제출받았다.

특본은 검찰에서 제출받은 자료 등을 포함해 4만2000쪽 분량의 수사기록 79권을 특검에 넘길 계획이다.

또한 특본은 삼성증권 본사와 삼성SDS 과천센터, 삼성증권 전산센터 외에도 금융감독원과 증권예탁원 등 압수수색 영장 6건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특본은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재용 전무 등 전현직 삼성 임원 30여 명을 출국 금지했다.

박 본부장은 “법에 의해 (특본과 특검 등) 수사 주체가 2개 있을 수 없다”며 이날 특본을 해체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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