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by Designer…디자이너가 제품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 입력 2007년 12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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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갤러리.

이날 산업디자이너 김영세 씨가 운영하는 이노디자인이 개발한 여성용 MP3 플레이어 ‘B2’가 첫선을 보였다. 핑크색의 네모난 콤팩트 모양에 거울이 달린 특이한 디자인은 여성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로 치장한 1000만 원대 B2 특별 제작품도 등장했다.

디자인 중심의 상품 개발을 선언한 김 씨는 이에 앞서 10월 자신의 서명과 ‘디자인 바이 이노’라는 문구가 새겨진 MP3 플레이어 ‘M2’를 처음 내놓았다.

톡톡 튀는 디자인과 명성을 앞세운 디자이너들이 상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디자이너들이 상품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참여하는 ‘메이드 바이 디자이너’ 시대가 열리고 있다.

○ 디자이너와 제조업체의 ‘크로스 오버’

유명 디자이너와 제휴한 ‘디자이너 브랜드’는 상품의 차별화 전략으로 주로 쓰인다. 유명 디자이너의 후광(後光) 효과를 이용해 명품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는 데다 가격 프리미엄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프라다폰, 삼성전자의 ‘앙드레 김’ 냉장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타르크 마우스’ 등은 기능 중심의 경쟁 구도에서 감성 디자인으로 승부를 건 대표적인 사례다.

KT&G는 10월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씨가 담뱃갑을 디자인한 ‘에세 리프’를 내놨다.

콘돔제작업체 유니더스는 독일의 전문 디자인회사에 의뢰해 밝고 깔끔한 느낌의 콘돔 갑 디자인을 내놓고 내년에 세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이스라엘의 산업 디자이너인 아리크 레비가 디자인한 아웃도어 의류를 내놨다. 코오롱스포츠 측은 “기능성 중심의 아웃도어 의류 범주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의류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행남자기는 지난해 10월 레비의 다지인과 사진작가 김중만의 작품을 사용한 ‘디자이너스 컬렉션’을 선보였다. 값은 일반 본차이나 도자기 제품의 2, 3배지만 하반기(7∼12월) 매출이 상반기(1∼6월)보다 약 45% 늘었다.



○ 폭넓은 제휴와 성과 관리가 성공의 비결

한국디자인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디자인 아웃소싱 비율은 2005년 39%에서 지난해 57%로 증가했다. 디자인 회사와 제조회사가 대등하게 제품 개발에 참여하거나 디자인이 중심이 되는 ‘디자인 퍼스트’ 상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박정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LG전자의 프라다폰은 기획부터 개발 마케팅까지 프라다와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진행됐다”며 “제품 기획, 개발, 생산, 마케팅 등으로 협력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부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성과 관리와 내부 디자이너 육성 전략도 필요하다.

영국의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와 제휴한 아디다스는 전략, 재무, 고객, 파트너 등 4가지 관점에서 브랜드의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아디다스코리아 측은 “본사에서 매카트니 브랜드를 4가지 관점에서 평가한 뒤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2010년까지 계약했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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