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레스토랑의 역 발상

  • 입력 2007년 10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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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10시 반 서울 용산구 동자동 피자헛 서울역점. 폐점 시간 30분 전이지만 다른 매장과 달리 주방이 분주했다.

서울역 막차에서 내린 승객들의 포장용 피자 주문이 밀려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또 전국 340여 곳 매장 중 유일하게 매장 한쪽에

창을 뚫은 ‘테이크아웃 전용 창구’가 있다. 피자헛 서울역점은 기차 여행을 떠나는 승객들이 1인용 미니피자를 포장으로 주문하는 사례가 늘자 아예 이 같은 창구를 만들었다. 피자를 미리 구워 따뜻하게 보관해 놓고 바쁜 승객들에게 즉석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 서울-용산역 100여 업체 입점

유동인구가 많은 대형 역사(驛舍)에 자리 잡은 외식업체들이 기차 승객을 겨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서울역에는 43곳, 용산역에는 60여 곳의 외식업체가 입점해 있다. 특히 체인점이나 가맹점 형태의 외식업체들은 다른 매장과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로 승객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베니건스 서울역점은 전국 28곳 매장 가운데 매출이 1위다. 베니건스 관계자는 “기차역이라 유동인구가 많은 데다 주변에 사무실이 밀집해 있고 아파트단지도 있어 회식과 가족외식으로 좋은 위치”라고 말했다.

또 이곳에선 음료를 갖고 나가는 고객에 한해 가격을 할인해 주기도 한다.

면요리 전문점 시젠 동대구역점은 식사보다 만나는 장소로 이용하는 고객이 많은 점에 착안해 음료 메뉴를 늘렸다. 다른 매장에는 없는 카페라테, 유자차, 코코아 등 다양한 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 출퇴근 승객을 ‘단골손님’으로

출퇴근이나 통학을 위해 기차를 자주 타는 승객을 단골손님으로 확보하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우선 코레일 멤버십카드를 소지한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한다. 코레일 멤버십카드를 제시하면 엔제리너스커피 서울역점은 모든 메뉴를 20% 할인해 주고 있으며 베니건스 서울역점은 모든 메뉴를 10% 깎아 준다.

24시간 운영하는 롯데리아 서울역점은 특히 새벽 기차를 타는 승객을 위해 아침 메뉴를 오전 4시부터 판매한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경기 수원역사점은 전국 96곳 매장 가운데 매출 1위로 꼽힌다. 이곳은 기차를 타고 수원 일대 대학으로 통학하는 대학생들이 고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안수 수원역사점 점장은 “수원역을 거쳐 통학하는 대학생 고객이 매출 증대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한 전체 직원 110명 가운데 70명 이상을 수원 지역 대학생으로 고용한 것도 이들을 겨냥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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