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美 가계소비 줄어들면 中 증시 거품 빠질 수도”

  • 입력 2007년 10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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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영국 슈로더 본사의 키스 웨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중국 증시의 거품 붕괴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슈로더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영국 슈로더 본사의 키스 웨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중국 증시의 거품 붕괴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슈로더
“내년에 미국 소비 시장이 둔화되면 중국 주식의 거품이 일시에 꺼질 수 있습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슈로더 본사의 키스 웨이드(사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6일 “미국 소비 위축이 중국 증시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 설명회를 위해 방한한 웨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슈로더가 26개국 35개 지역에 발표하는 투자공식전망을 책임진 거시경제 전문가다.

그는 “최근 미국 주택시장에서는 신규 주택 분양물량의 8%가 팔리지 않고 있다”며 “주택 시장 위축이 가계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데 1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에 미국 소비 둔화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미국 시장 수출로 이익을 올리는 중국 기업들이 부실화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 증시의 거품이 일시에 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웨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중국 증시에서 중국항공(에어차이나)의 주가가 루프트한자, 브리티시에어웨이, 싱가포르항공의 주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비싸다”며 중국 주가에 거품이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나는 똑똑하기 때문에 가격 고점에서 남보다 빨리 주식을 팔아 이윤을 챙길 수 있다’는 확신에 빠지곤 하지요. 그래서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올랐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식을 사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투자자들은 대부분 적절한 매도 시점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일시적인 주가 조정에 대량 투매로 반응할 수도 있고, 이런 투매가 주가 급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는 “내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이후 중국 주가가 급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웨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 중단 △중국 위안화 절상 속도 가속 △중국 증시 과열을 막기 위한 예금 금리인상 등 3가지 조건이 현실화되면 투매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내에서 중국 펀드 열기가 높은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 펀드의 투자비중을 일정 부분 줄여 좀 더 안전한 자산에 분산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등 선진 증시나 채권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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