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모터쇼 “더 작게, 더 푸르게”

  • 동아일보
  • 입력 2007년 10월 25일 03시 02분


《‘도쿄의 반격!’ 24일 일본 지바(千葉) 현 마쿠하리(幕張) 메세에서 막을 올린 도쿄모터쇼에서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세계 자동차업체를 대상으로 ‘포문’을 열었다.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독일 업체들의 역습에 ‘허’를 찔린 일본 업체들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의‘무기’는 더욱 가벼워지고 위력적으로 변했다. ‘CO2’와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도쿄모터쇼의 주제를 ‘CLEAN’(친환경)이라는 화두로 요약했다.》

충전시간 줄인 전기차 플라스틱소재 초경량차
日업체들 ‘친환경’ 내세워

○Compact & Light(초소형, 초경량 차량)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전시 차량의 대부분이 ‘덜 먹고 덜 쓰는’ 초소형 초경량 차량이라는 점이다.

도요타자동차가 ‘자유로운 이동’을 모토로 내세운 1인용 자동차 ‘i-REAL’은 자동차 초소형화의 대표 사례. ‘입는 자동차’라고도 불리는 이 차는 콘셉트카이기는 하지만 자동차와 인간의 미래상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도요타는 또 무게는 줄이고 연료소비효율은 향상시킨 소형 해치백 콘셉트카 ‘1/X’도 선보였다. 차체 골격을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중량을 동급 대비 3분의 1로 줄이고 연비는 2배 가까이 개선한다는 게 목표다.

○Electricity(다시 각광받는 전기자동차)

무대 뒤로 사라지는 듯했던 전기차가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 점도 이번 모터쇼의 큰 수확으로 꼽힌다. 전기차는 유해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게 장점이지만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짧아 실용성이 의문시돼 왔다.

하지만 이날 미쓰비시, 스바루, 도요타 등은 배터리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주행거리를 크게 늘린 전기자동차를 선보여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미쓰비시와 스바루는 17시간 충전으로 200km를 달릴 수 있는 소형 쿠페 콘셉트카인 ‘i-MIEV 스포츠’와 차세대 경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소형차인데도 성인 5명이 탈 수 있는 소형 해치백 콘셉트카 ‘G4e’를 각각 내놓았다.

○ Amenity(쾌적한 운전)
닛산의 소형 콘셉트카 ‘피보2’와 경상용 콘셉트카 ‘NV200’은 운전하는 재미를 강조했다.

피보2는 운전자의 기분과 상황을 파악해 운전자를 격려하거나 위로하는 등 ‘운전자와의 교감’을 내세운다. 또 NV200은 직장에서 힘든 하루를 보내고 귀가하는 운전자를 위해 따뜻함과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내부 인테리어에 초점을 뒀다.

○Nature-Friendly(자연친화적)
이번 도쿄모터쇼에는 11개국 241개 완성차 업체 및 자동차 관련 업체가 참여해 총 520대의 자동차를 전시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친환경’을 내세우지 않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기름 먹는 하마’로 불리는 포르셰, 페라리 등 고성능 스포츠카조차 향상된 연비를 내세우며 ‘친환경’을 강조할 정도다.

도쿄=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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