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입사선호 No2]<22>신한은행

  • 입력 2007년 10월 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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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맞잡은 109세와 24세… “이젠 밖으로”

조흥 - 신한 통합 1년 6개월… 자산 199조 국내 2위로

기업금융 - 해외진출 새 도전… “HSBC가 성장모델”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사교 모임에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참석한 그녀. 모임의 멤버들이 환한 웃음으로 반기자 이렇게 말한다

“금융 잘하는 곳으로 찾아왔어요. 나의 금융 브랜드는 신한입니다.”

최근 LG카드를 새 식구로 맞은 신한금융지주 기업 광고의 한 장면이다.

신한금융지주는 1일 통합 신한카드의 공식 출범으로 ‘금융 잘 하는 곳’이 되기 위한 사업구조를 탄탄히 갖추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2년 설립된 국내 은행권의 후발 주자인 신한은행은 신한금융지주(2001년)의 모태다. 이제는 보험 증권 카드 등을 골고루 거느린 신한금융지주를 움직이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젊은’ 신한은행이다.

【1】후발 신한은행의 ‘위기’와 ‘기회’

신한금융지주는 2003년 9월 조흥은행을 인수했고, 신한금융지주 내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은 지난해 4월 통합됐다.

신한은행은 이 통합을 계기로 올해 6월 말 현재 자산규모 198조7000억 원으로 국내 2위의 초대형 은행이 됐다.

두 은행의 결합은 당시 109년 역사의 최고령 은행(조흥)과 24세 젊은 은행(신한)의 만남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1897년 한국 최초의 근대적 은행으로 출범한 조흥은행(옛 한성은행)은 20세기 내내 국내 은행권의 ‘조(조흥)·상(상업)·제(제일)·한(한일)·서(서울)’ 시대를 화려하게 이끌었다. 대한제국 때 태동해 막강한 자금력과 고객 기반을 무기로 금융시장을 풍미했지만 외환위기 이후 거래 기업들의 부실 여신이 급증하면서 역사에서 사라지는 비운을 맞았다.

반면 재일교포 상공인들이 세운 후발 신한은행은 ‘위기’가 ‘기회’가 됐다.

거대 은행들의 쟁쟁한 기업금융에 밀려 개인 상대의 소매금융에 주력한 덕택에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피할 수 있었던 것.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의 결정으로 부실 은행인 동화은행을 떠안은 것도 오히려 신한은행이 대형 은행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2】조흥의 ‘체계’와 신한의 ‘열정’

최원석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은 “정책과 의사결정 과정이 보수적이던 조흥은행과 역동적이고 진보적인 신한은행이 합치면서 서로 보완이 됐다”며 “통합 후 체계적인 업무 프로세스는 조흥, 리스크 관리와 열정적 조직문화는 신한의 장점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23년 동안 조흥은행에 몸담았던 박찬 신탁그룹 부행장보는 이렇게 말한다.

“조흥은행은 직원이 영업 노력을 절반만 기울여도 ‘유명 브랜드’의 덕을 톡톡히 봤다. 반면 신한은행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더 움직여야 했다. 브랜드는 두 은행에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했다. 조흥은행은 우수한 고객 기반을 통합 신한은행에 넘겨줬고, 신한은행은 ‘능력 중심의 성과주의’란 큰 원칙으로 불만 없는 통합을 이뤄 냈다.”

신한은행의 도약과 성장은 나응찬(69)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선린상고 출신으로 신한은행장 3연임(1991∼1999년)에 이어 부회장을 지냈으며, 2001년부터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맡아 오다 올해 초 3연임이 확정돼 2010년까지가 임기다. 명문대 출신이 즐비한 금융권에서 실력과 열정으로 국내 금융회사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기록을 세우게 된다.

카리스마와 ‘서번트(servant·섬김) 리더십’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을 듣는 그는 고객 중심의 서비스로 신한은행을 차별화했다. 선진 정보기술(IT)도 과감히 받아들여 PC통신 온라인뱅킹(1991년), 텔레뱅킹(1994년), 인터넷뱅킹(1999년)을 각각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3】“헝그리 정신 치열하지만 전문화는 부족”

신한은행 직원들은 자사(自社)의 취약점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워낙 다양성을 중시하는 조직문화여서 지금까지 은행 영업을 할 때 어학 실력은 큰 문제가 안 됐다.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제너럴리스트는 많은데, 스페셜리스트는 부족한 것 같다.”(40대 익명의 팀장)

금융 전문가들은 신한은행이 조흥은행과의 통합을 통해 성장에 대한 부담을 덜어 내고 전략적으로 유연해졌다고 평가한다. 신한지주 내 사업 포트폴리오도 균형 있게 정비돼 안정적 성장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경쟁 은행들도 “신한은행의 응집력은 놀랍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한은행은 기업금융과 해외진출 부문에서 아직 미흡하다”며 “조직의 ‘헝그리 정신’은 치열하지만 인력의 전문화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신한은행의 나아갈 길’을 묻는 본보 기자에게 영국계 글로벌 은행인 HSBC를 은행의 향후 성장모델로 제시했다.

“HSBC는 소매금융 등의 영업기반이 튼튼해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 금융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우수 인재를 과감히 재충전시키겠습니다. 이젠 ‘밖으로(해외로)’ 나가야지요.”

그러고 보니 고객관계를 중시하고 선진 정보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에서 HSBC와 신한은행은 닮은 점이 많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Q&A/입사 비법 궁금해요

면접 ‘정직과 신뢰’에 무게 ‘열정 없는 모범생’은 NO!

취업 사이트 및 관련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신한은행 입사에 대한 궁금증과 이에 대한 회사 측 답변을 소개한다.

Q. 지원 자격과 채용 절차를 소개해 달라.

A. 대학 졸업자나 졸업예정자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전형은 서류-실무자 면접-임원 면접의 3단계로 진행된다. 서류전형에서 어학 실력과 학점 등을 근거로 예상 선발 인원의 5, 6배수를 뽑는다. 실무자 면접에서는 자기소개 프레젠테이션, 신한인재상 면접, 집단토론, 신한가치 면접, 간담회 면접 등을 통해 지원자를 2배수로 줄이고 임원 면접에서 최종 선발한다.

Q. 면접에서는 어떤 점을 주로 보나.

A. 정직과 신뢰, 주인의식, 팀워크, 변화와 도전, 고객 가치 창조 등 신한은행의 가치를 잘 갖추고 있는지를 주로 본다. 표현력은 다소 부족해도 열정을 갖고 노력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Q. 채용 시 우대하는 전공이나 자격증이 있나.

A. 전공에 따른 차별은 없으나 세무사, 공인회계사(CPA), 국제재무분석사(CFA), 변호사, 미국공인회계사(AICPA), 재무설계사(FP) 등 금융 관련 자격증이나 전문 자격증은 서류전형에서 10% 안팎의 가산점을 받는다.

Q. 채용 시 모범생을 선호한다는데….

A. 그렇지 않다. 도전정신, 열정, 팀워크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적극성이 부족한 모범생은 탈락할 확률이 높다.

Q. 경쟁률은 어느 정도인가.

A. 대략 100대 1 정도다. 현재 진행 중인 하반기 공채의 경우 300명 안팎을 선발하는데 약 3만 명이 지원했다.

Q. 성과급 체계는….

A. 그해 실적에 따라 성과급과 신한은행 주식을 배분한다. 지난해에는 월 기본급의 250∼300%를 지급했는데 그중 30%는 신한은행 주식으로, 나머지 70%는 성과급으로 줬다.

Q. 해외근무 기회가 있는지….

A. 사내 공모 제도를 통해 100여 명 규모의 주재원을 파견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매년 100여 명을 행원 해외파견 제도로, 20여 명을 지역전문가 과정으로 해외에 보내고 있다.

Q. 금융 관련 학업을 계속하고 싶은데 지원해 주나.

A. 학점 3.0 이상이면 야간대 학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학원 과정은 내년부터 절반을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 관련 자격증 취득 및 학원 수강에 들어가는 비용도 전액 보조한다.

Q. 여성 비율은….

A. 9월 말 현재 정규직 중 여성 비율은 36.4% 정도다. 정규직 중에는 26.1%, 계약직 중에는 88.7%가 여성이다.

Q. 복리후생 수준은….

A. 주택 무상 임대, 독신 직원 대상 합숙소 운영, 경조사 지원 등 은행권 최고 수준의 복리후생 제도를 갖추고 있다. 2004년부터는 결혼하고도 자녀가 없는 직원들을 위해 금융권 최초로 1년간의 불임휴직 제도도 도입했다.

신한은행 직원의 직급별 연봉과 재직기간
직급평균 연봉평균 재직기간
임원수억 원
부서장1억1000만 원
부부장9400만 원
차장·과장7000만 원8.5년
대리5700만 원2.5년
행원4200만 원4년
자료: 신한은행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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