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업계, 명품 찾아 발품

  • 입력 2007년 9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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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송악면 광덕산과 설화산 기슭에 자리 잡은 외암민속마을. 70여 채의 전통 가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곳은 예안 이씨의 집성촌.

이 마을 예안 이씨 종가(宗家)에서 만드는 약주(藥酒)인 연엽주(蓮葉酒)는 마을을 대표하는 전통주다. 이 집 종부(宗婦) 최규항(62) 씨는 1990년 충남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연엽주 제조기술 보유자이기도 하다. 》

가주(家酒)로 내려오던 술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9년 전 최 씨가 아들의 대학 뒷바라지를 위해 집 앞에 작은 입간판을 내걸고 마을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술을 팔기 시작하면서부터.

연근과 솔잎을 주 재료로 만든 연엽주가 몸에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올해 초 롯데백화점에 입점하게 됐다.

롯데백화점은 연엽주 외에도 국내 녹차 명인 1호인 박수근 선생이 가마솥을 이용해 아홉 번 덖고 아홉 번 비빈 구증구포 제다 방식으로 만든 수제 녹차 ‘입동’을 올해 초부터 본점 명식품관에서 판매하고 있다. 1통에 350만 원을 호가해 백화점 입점 전에는 알음알음으로 판매되던 제품이었다.

백화점 상품기획자(MD)들이 전국 각지의 장인(匠人)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백화점에 입점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지만 최근에는 백화점 MD들이 백화점 간 차별화 전략으로 국내 장인 제품 발굴에 발 벗고 나선 것.

롯데백화점 식품매입팀 연창모 MD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전국 각지 장인의 숨결이 담긴 상품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강남점과 본점, 죽전점에 입점한 ‘삼순이 호두파이’는 엄마표 호두파이가 백화점 측의 러브콜을 받은 경우.

전업주부였던 김이경(51) 씨는 평소 주위 사람들에게서 맛있다는 평을 듣던 자신의 호두파이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 상가 안에 작은 점포를 빌려 팔기 시작했다. 김 씨 호두 파이의 달지 않으면서도 고소한 맛이 소문이 나 서초구 명물 1호로 지정됐고 백화점에 당당히 입점하게 됐다.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삼청동 청담동 등지의 소규모 구두숍에서 활동하는 20대 젊은 구두디자이너들의 제품도 백화점에 선보였다. 신세계는 최근 디자이너 구두인 ‘향’ ‘플라비아퍼플’, ‘달링슈’ 등 신세대 구두디자이너의 제품을 한자리에 모아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신세계 측은 “기성 제화에서는 볼 수 없는 톡톡 튀는 디자인의 구두가 ‘나만의 구두’를 갖고 싶어 하는 젊은 여성 고객들에게 호응이 높아 관련 행사를 자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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