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0배이상 띄워 340억 시세차익 주가 조작 배후는 ‘명동 큰손’

  • 입력 2007년 7월 23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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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업체 일부가 사채자금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서울 명동의 사채업자 ‘큰손’들이 주가조작의 배후에 있다는 증권가의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강찬우)는 사채업자에게 회사 주식을 담보로 거액을 빌린 뒤 주가조작을 통해 340억 원의 시세 차익을 올린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으로 코스닥 상장업체 UC아이콜스 회장 박모(38) 씨, 전 부사장 이모(38) 씨를 21일 구속했다.

이 씨는 서울시내 모 사립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박 씨는 지난해 11월∼올해 6월 사외이사 김모(37) 씨 등과 공모해 2140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8000회에 걸쳐 시세보다 높은 값으로 주식을 사고팔거나 허위로 고가 매수 주문을 내 2400원이던 주가를 최고 2만8800원까지 끌어올린 혐의다.

박 씨는 2006년 10월∼올해 6월 회사 돈 480억 원을 빼돌려 회사 명의로 약속어음을 발행한 뒤 이를 담보로 700억 원의 돈을 빌려 이 중 70억 원을 고급 빌라 구입 등 개인 용도로 쓰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박 씨는 사채업자에게서 160억 원을 빌려 UC아이콜스를 인수했으며, 사채업자에게 이 회사 주식을 모두 담보로 제공하면서 주가가 160억 원의 1년 이자에 해당하는 120% 이상(최소 192억 원) 오르지 않으면 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계약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씨 등은 사채업자의 주식처분을 막기 위해 주가를 조작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면서 “코스닥 상장업체 인수자금 조달이나 주가조작에 사채업자가 관련돼 있다는 것이 검찰 수사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주가가 급상승해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에 가세하자 보유주식을 팔아 150억여 원의 차익을 실현했으며, 보유 중인 190억여 원 상당의 주식까지 합치면 350억 원의 부당이익을 얻었다.

UC아이콜스는 또 역대 최다 연속 하한기록인 ‘1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해 한때 4000억 원대까지 불어났던 시가총액이 10분의 1 규모인 4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박 씨 등은 지난해 10월 UC아이콜스를 인수한 뒤에도 사채자금을 추가로 끌어들이거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코스닥 상장업체 3곳과 비상장법인 4곳 등 7개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해 UC그룹을 만들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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