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은퇴설계 시뮬레이션’ 해 보니…

  • 입력 2007년 7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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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4000만 원 7년차 직장인 경우

‘편안한 노후’ 매달 55만원 적립 필요

하나은행은 18일부터 전국 지점에서 ‘은퇴 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은행이 개발한 프로그램에 자신과 가족의 나이, 연간 소득 등을 입력하면 은퇴 후에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짜 주는 방식이다.

7년차 직장인 윤정수(가명·33) 씨가 하나은행 영업점에 들러 직접 시뮬레이션을 해 봤다. 윤 씨의 연 소득은 4000만 원이며 전업주부인 부인과의 사이에 네 살짜리 딸을 두고 있다.

○노후자금 준비율 불과 52.2%

방동옥 상품개발부 대리가 윤 씨 가족의 나이와 소득을 입력하자 △예상 은퇴연령(54세) △기대수명(본인 73세, 배우자 80세) △은퇴 후 생활비(월 200만 원) △딸 결혼 비용(1619만 원) 등 은퇴 후 자산관리에 필요한 기본 항목이 산출됐다. 기존 통계를 바탕으로 한 평균치인데 의뢰자가 원하면 결혼 비용을 늘리는 등 조정도 가능하다.

윤 씨는 “지금까지 은퇴 준비를 위해 약 1000만 원을 모았고 매달 기업연금으로 25만 원을 적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01년 국민연금에 가입했으며, 은퇴 후에는 시가 3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역모기지)’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노후 준비 상황에 대한 입력이 끝나자 화면에는 은퇴 후 필요한 자금으로 총 7억2008만 원이 제시됐다. 지금처럼 준비하면 총 3억4424만 원, 매달 115만 원이 부족하게 된다. 평균 물가상승률 연 3.0%, 부동산 상승률 연 4.9%가 반영된 금액이다.

노후자금 준비율이 52.2%에 불과하다는 말을 듣자 윤 씨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투자성향에 맞게 포트폴리오 구성

윤 씨가 자신의 투자성향을 ‘안정형’으로 입력하고 노후 대비용 자금의 기대 수익률을 평균금리(5.2%)+2%로 잡자 지금부터 매달 55만 원을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하나은행의 은퇴 설계 프로그램은 매달 주식혼합형 펀드에 21만 원, 연금보험에 17만 원, 장기주택마련저축에 17만 원을 넣으면 은퇴 후에도 원하는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포트폴리오 항목 비중과 금액은 투자성향에 따라 자동으로 조정된다.

방 대리는 “윤 씨의 경우 노후 준비를 1년 후 시작하면 매달 60만 원, 3년 후 시작하면 매달 72만 원씩 모아야 한다”며 지금부터라도 노후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결혼-출산 후 자산 설계 새로 짜야

최근 한국갤럽과 하나은행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5∼49세 직장인 10명 중 9명 이상이 ‘은퇴 준비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준비하는 비율은 10명 중 4명에 그쳤다.

하나은행이 ‘은퇴 후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직장인 상대의 영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달 말에는 은퇴 설계와 관련한 여수신 상품 및 펀드를 선보이고, 고객들이 은퇴 후 자산을 직접 설계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서 축약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서정호 하나은행 상품전략그룹 부행장은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낳는 등 중요 변화가 생길 때마다 자산 설계 상담을 다시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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