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대표, 힐러리에 일침?

  • 입력 2007년 6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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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슈워브(사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공개 반대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일부 정치지도자를 비판하고 나섰다.

USTR 홈페이지에 공개된 슈워브 대표의 14일 한미 재계회의 만찬 연설문에 따르면 슈워브 대표는 “2008년 미국 대통령선거가 다가오면서 잘 조직된 반대론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FTA에 반대하는 선출직 후보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FTA 체결이 미국 경제에 가져다 줄 잠재적 혜택은 생각하지 않고 편협한 사고에 사로잡혀 FTA 타결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질타하며 “반대자는 소수에 불과하지만 그들은 과단성이 있고 목소리가 크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시내 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이날 만찬은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한미 재계 대표가 참석해 한미 FTA 시대의 협력관계를 다지는 자리였다.

연설에서는 힐러리 의원을 포함해 누구의 이름도 거론되지 않았지만 민주 및 공화당 일부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기는 어렵지 않다.

민주당 후보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의원은 9일 미 자동차산업의 본거지인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의 노조(AFL-CIO) 초청 모임에 참석해 “FTA 협정은 본질적으로 불공평하다”며 “FTA로 미국 자동차산업을 저해하고 무역적자를 늘리며, 중산층의 일자리를 빼앗아 미국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양당 대선주자 중 한미 FTA 반대를 공개 표명한 사람은 힐러리 의원이 유일하다.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 찰스 랭걸 하원 세입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한미 FTA 이행법안의 처리에 반대의사를 표시했고 이행법안 처리를 내년 이후로 미룰 수 있다는 내부전략을 최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13일자 ‘힐러리의 좁은 생각’이란 사설에서 “그의 발언은 경륜 있는 정치 지도자라기보다는 노조원을 상대로 눈앞의 표만 의식한 듯한 발언으로…자동차 세일즈맨 같은 주장”이라며 통렬히 비판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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