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카페]‘소리바다’서 길 잃은 삼성전자

  • 입력 2007년 6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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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은 접었습니다. 발표만 안 하고 있을 뿐이죠.”

15일 만난 삼성전자 관계자는 “음악서비스 사업에서 소리바다와의 전략적 제휴가 물 건너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소리바다 관계자는 “아직 삼성전자와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더군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요.

올해 3월 5일 소리바다는 삼성전자와 음악서비스 사업 공동추진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공시했습니다.

당시 이 양해각서(MOU) 체결은 디지털 음원(音源) 업계는 물론 이동통신 업계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삼성전자가 콘텐츠 사업을 한다는 점도 화제였지만 이 사업 파트너로 소리바다를 골랐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저작권 문제 때문에 소송을 당한 전력이 있어서 그리 평판이 좋지는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소리바다와의 제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합니다.

MOU에는 3개월 이후에도 계약에 진전이 없으면 본계약은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MOU 체결 후 3개월이 지났지만 양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아무리 찾아봐도 할 게 없었다”며 “해외에서는 디지털 음원 관련 사업이 활발한데 국내 디지털 음원 환경은 나아진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음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소리바다만 좋은 일을 시켜 줬다는 말도 나옵니다. 1000원대였던 소리바다의 주가(액면가 100원)는 MOU 체결 공시 이후 계속 올라 현재 4900원대가 됐습니다.

이에 대해 소리바다 측은 “삼성전자와의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은 소리바다”라며 “계속 협상 중”이라고 말합니다. 막상 상대인 삼성전자 측에서는 사실상 협상을 접었다는 말이 나오는데 말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 제조업체로서 음악 콘텐츠 관련 부가 서비스를 하나 마련하려는 것뿐이었다”고 했습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재까지의 상황으로는 삼성전자가 소리바다에 휘둘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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