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링컨 SUV MKX

  • 입력 2007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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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6000만 원 정도일 거야.’

자동차를 시승하고 평가하는 기사를 쓸 때 미리 제원표나 가격을 보지 않는다. 선입견이 없는 상태에서 차를 왜곡 없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링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MKX의 실제 가격은 5390만 원으로 예상했던 가격보다 낮았다. 편의장치와 안전장비가 잘 갖춰져 있고 차의 실내외가 고급스러운 데 비해서는 가격의 거품이 적었다.

MKX는 최대출력 270마력인 3500cc급 6기통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달려 있고 항시 4륜구동이다.

비교적 높은 엔진출력은 정차 후 시속 100km에 이를 때까지의 가속시간에서 드러난다. 8.8초였다. 최고속도는 시속 175km에서 제한된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목표로 설계돼 가속페달을 절반 정도 밟을 때까지는 차가 느리게 움직이지만 그 이상 밟으면 상당한 힘을 토해 낸다.

서스펜션(현가장치)은 미국차 특유의 푹신함이 그대로 적용됐다. 웬만큼 거친 곳을 가도 승차감이 불편하지 않다. 엔진음과 바람소리, 타이어소음도 적어서 고급 대형승용차를 타는 기분이다. 시트도 편안하면서 몸을 잘 잡아 주는 편이었다.

그러나 서스펜션이 부드러운 만큼 급하게 운전대를 조작하면 휘청거림 때문에 약간 불안감이 느껴진다. 스포티한 운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곧은길이 많은 미국 도로에 알맞게 세팅됐기 때문이다.

실내는 미국의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고급스럽다. 은은한 베이지색 가죽과 대시보드, 나무장식이 세련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다만 대시보드가 밝은 색이어서 유리창에 비치기 때문에 터널 입구 등에서 순간적으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단점이다. 계기반과 스위치류의 디자인이 투박한 것과 몇 군데 조립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눈에 거슬렸다. MKX는 과거 미국차와 비교할 때 몰라보게 달라졌지만 미국인들의 투박한 손길이 섬세하게 바뀌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MKX는 차의 전면(前面) 디자인이 소화하기 힘든 것을 제외하고는 소비자들에게 가격 대비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은 큰 장점이다.

1L로 갈 수 있는 거리는 고속도로 10∼11km, 시내 6∼7km로 차체 크기와 배기량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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