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타결]②철강 유화 정유 건설 조선

  • 입력 2007년 4월 2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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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 이미 2004년 1월 1일부터 한-미간 철강분야의 무관세를 실현해온 철강업계는 이번 FTA타결이 철강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지만 수요 산업의 수출 증가에 따른 후방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양국간 철강 교역은 254만t 규모나 수출이 250만t으로 수입(4만t)의 60배가 넘는다. 금액도 20억 달러대 4억 달러로 16억 달러의 흑자를 보이고 있다. 수입물량은 스크랩 등 대부분 원료인 반면 수출품목은 열연, 냉연, 도금, 강관이 전체의 80%에 이른다.

철강협회 김성우 국제협력팀장은 "철강경기는 미국이 가장 좋아 대미수출은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수입규제와 관련해서도 부당한 조사나 규제 남용에 대한 개선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다만 협상과정에서 미국 통상법을 개정, FTA 체결국에 대해서는 반덤핑 여부를 별도로 조사토록 해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데 대해 아쉬워하는 눈치다.

작년 10월 현재 우리나라 철강제품이 전세계적으로 수입규제를 받고 있는 24건중 미국이 12건을 차지한다.

◇석유화학 = 석유화학업종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일부 고부가가치 제품이나 기술집약적 화학제품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특히 폴리카보네이트, 폴리아미드, 실리콘 수지 등 고부가가치 합성수지 등 주요 수입품의 변화 폭이 주목된다.

그러나 대다수 석유화학제품이 생산기술과 품질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여타 업종 품목에 비해 그 파괴력은 작다고 볼 수 있다.

조형일 유화공업협회 통상협력팀장은 "양국이 각기 서로에 제품을 수출할 기회가 늘어나 교역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유화제품은 생산기술이 범용화돼있고 품질 차이도 적기 때문에 수출입 물량이나 구조에 격변이 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품별 관세철폐 기간 등을 감안하면 업체별로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의 한미FTA 영향 분석에 따르면 화학공업 분야 수입민감 제품은 76개로 집계된 바 있다.

특히 교역량은 작지만 작년 기준으로 미국은 한국에 21억 달러 정도를, 우리는 미국에 10억 달러 가량을 각각 수출해 무역적자가 11억 달러 가량 발생, 수입량 증가에 따른 적자 기조 심화 가능성이 우려된다.

◇정유 = 정유사들은 한마디로 "거의 영향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우리 석유제품에 최고 0.8%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데 그치고 있을뿐 아니라 지리적으로 수급권역 자체가 달라, 수출 확대 여력도 크지 않다. 수입 여력 역시 미국의 수출물량 부족으로 탄력적이지 못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에 항공유, 휘발유, 경유 등을 30억 달러 가량 수출했고, 나프타 등을 1억4천600만 달러 정도 수입하는 데 그쳤다.

주정빈 석유협회 대외협력팀 부장은 "미국은 석유제품 최대 소비국으로, 우리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기준 14.7%"라면서 "그러나 미국이 우리 수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향후 수출 증가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뿐 아니라 수입도 일시적 수급 불균형을 맞추는 선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건설 = 건설분야는 한미 FTA 타결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치로 건설 입찰시 자국내 실적만 인정해주던 걸림돌이 사라지게 됐지만 인력송출 문제와 하도급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국내 건설사가 미국으로 진출하기는 여전히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보증기관 상호인정'이 배제됨에 따라 약소국인 국내 건설사가 미국 기관의 보증을 받기는 여전히 까다로울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성민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사가 미국에서 수주한 정부 공사는 미8군 물량을 제외하고는 지난 30여년간 합계가 약 500억원 정도로 미미하다"며 "무엇보다 국내 건설사의 기술력이 부족해 수주가 쉽지 않고, 정부 공사는 수익성도 낮아 큰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김종현 실장은 "민간 건설시장은 이미 개방돼 있고, 공공부문은 장벽이 풀린다 해도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가시적 성과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자국 실적 인정 문제가 해소된 만큼 미국 시장 진출 기회는 넓어졌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국내 고속철도, 공항공사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 진출할 경우 국내 건설시장의 영역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조선 = 조선업종은 이미 선박 수입관세가 없고 한국 조선업계의 경쟁력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에 한미FTA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조선공업협회 한장섭 부회장은 "미국 연안의 승객ㆍ화물 수송은 미국서 만들어진 미국적선에만 허용한다는 '존스액트'에서 양보를 이끌어냈다면 수출 측면에서 다소 긍정적이었겠지만 미국내 선박 발주물량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큰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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