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중국 주식시장에서의 주가 폭락으로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한 것은 급부상하는 중국 경제의 힘이 세계 증시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에는 뉴욕 증시가 폭락하면 ‘나비효과’처럼 아시아 증시가 동반 추락했지만 이번에는 ‘역나비효과’가 나타났다.
중국 증시는 28일 반등했고 세계 각국 증시도 충격에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2·27 차이나 쇼크’는 앞으로도 언제든 ‘상하이(上海) 증시’가 세계 증시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서곡이었다.
○ 동반 폭락한 전 세계 주식시장
필리핀의 PSE지수는 무려 7.9% 빠져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래 가장 큰 낙폭을 보였으며 싱가포르 ST지수도 전날보다 3.7% 하락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3.29% 떨어졌다. 영국 FTSE지수도 같은 날 2.31% 하락했으며 28일 오전 장에도 전날보다 1.9% 떨어졌다.
반면 주가 폭락의 진원지인 중국 증시는 이날 반등해 상하이 증시의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09.28포인트(3.94%) 오른 2,881.07로 마감했다.
월가에서는 “이제 주식시장의 가는 길을 보려면 뉴욕과 함께 상하이도 주목해야 한다”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 동반 하락의 이유
그런데 중국발(發) 주식시장 조정을 계기로 그동안 가려져 있던 악재들이 갑자기 다시 부각됐다. 지난달 27일 미국에서는 1월 내구재 주문이 급감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투자심리는 극도로 위축됐다.
이에 앞서 불을 댕긴 것은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었다. 그는 지난달 26일 홍콩에서 위성으로 중계된 연설을 통해 “경기 확장이 언제까지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그린스펀 전 의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e메일이 돌면서 투자심리를 급속히 위축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 중국 증시는 어떻게 되나
28일 중국 증시는 중국 당국이 “주식 투자 수익에 과세할 계획이 없다”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세계 증시가 중국 시장에서 떠도는 말 몇 마디로도 출렁일 만큼 중국 경제에 대한 세계 경제의 의존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중국 증시의 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중국 증시는 상승세를 계속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자오상(招商) 증권 자오젠싱(趙建興) 연구원은 “증시 활황세는 경제가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고 기업 이익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폭락은 주식 급등에 따른 단기적인 조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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