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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1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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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데 만족하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LG의 전략은 고객들의 요구를 정확히 읽는 다양한 현지 마케팅 활동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 그리고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아 고객들을 사로잡는 것으로 요약된다.
주요 계열사들의 해외 마케팅 성공사례를 통해 LG그룹의 글로벌 경영 현장을 점검해 본다.》
○LG전자, 초콜릿 폰 앞세워 세계시장 공략
LG전자의 휴대전화 ‘초콜릿 폰’은 검은색 외관과 붉은색 터치패드가 조화된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전 세계 80여 개 국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세계시장에 진출한 이래 현재 총 판매량이 800만 대를 넘어서는 등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월 판매대수 100만 대를 돌파했다.
경쟁회사 제품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고 가격도 대당 300달러가 넘는 고가(高價)임에도 불구하고 초콜릿 폰이 세계 시장에서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는 이유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제품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한 치밀한 마케팅 전략도 초콜릿 폰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LG전자는 영국 중국 러시아 멕시코 및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대대적인 론칭 행사를 벌이는 한편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독특한 스타마케팅을 전개했다. 또 독일 축구대표팀과 트라이안 바세스쿠 루마니아 대통령 등 유명인사들이 LG전자의 초콜릿 폰을 사용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LG전자 조중근 부장은 “초콜릿 폰이 LG전자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히트 모델로 세계시장에서 우뚝 설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고객과의 신뢰로 ABS 시장 세계 1위
LG화학은 청소기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이나 자동차의 내외장재 등에 사용되는 석유화학제품인 ABS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5%를 차지하며 1위에 올라 있다.
LG화학이 ABS 세계시장을 석권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한 곳이 LG화학의 중국 법인인 LG용싱이다. LG용싱이 중국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했기 때문에 세계 1위가 가능했다.
LG용싱은 1998년 6만 t 규모로 생산을 시작한 이래 흑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LG용싱의 생산능력은 최근 15만 t을 추가로 증설해 총 45만 t 규모가 됐다. 국내 여수공장의 55만 t을 포함하면 국내외 ABS 100만 t 시대를 활짝 연 것이다.
하지만 LG용싱의 성공요인은 단순히 생산능력 확대만이 아니다. 2002년 하반기부터 중국 내수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석유화학제품의 특성상 제품 자체만의 경쟁력으로 시장에서 승리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늘어난 생산량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LG용싱은 ‘답은 고객에게 있다’는 신념으로 중국 ABS 시장에서 새로운 마케팅을 선보였다. 고객과의 약속은 무조건 지킨다는 원칙 아래 신뢰관계를 탄탄히 구축해나갔다.
원자재의 일종인 ABS 제품은 가격의 등락이 심해 일방적으로 계약이 파기되는 때가 많다. 중국에서도 ABS 파동이 일어나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자 ABS 생산업체들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 하지만 LG용싱은 고객과의 약속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냈다.
LG용싱 법인장 손옥동 상무는 “고객과 우리는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공생(共生)의 관계이기 때문에 고객을 우리의 가족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고유의 한방으로 글로벌 톱 브랜드
LG생활건강 중국법인은 지난해 한국 태릉선수촌에 해당하는 중국국가체육총국 훈련국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죽염치약’을 베이징올림픽 중국 국가대표 선수단 전용제품으로 지정하자는 것이었다.
중국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콜게이트, P&G 등 다국적기업을 제치고 LG생활건강이 3년간 국가대표 운동원에게 죽염치약과 죽염비누를 공급하게 된 것이다.
LG생활건강이 다국적 기업을 제치고 ‘국가대표 공식 치약’이 된 데는 ‘죽염’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큰 역할을 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사용할 치약이니만큼 최고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선정기준이었기 때문이다.
죽염치약은 이제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치약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베이징에서 시장점유율 10%를 넘었고, 2006년 매출이 약 170억 원으로 국내매출 160억 원을 넘어섰다.
○LG상사, 해외 자원개발 사업 본격화
2005년 8월 카자흐스탄 컨소시엄과 아다(ADA) 광구 탐사를 위한 지분인수 계약을 하고 현재 한국석유공사와 공동으로 아다 광구 탐사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SK㈜와 함께 카자흐스탄 아다 광구 부근 8광구 탐사사업 운영권을 획득했고, 9월에는 세 번째 육상광구인 에키즈카라 광구 지분을 카자흐스탄 측으로부터 인수해 현재 탐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상사는 올해 알마티지사에 이어 아스타나지사를 신설해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향후 중앙아시아 지역 내 자원개발 영역을 더욱 넓히고 기존 중동 및 동남아시아 지역 해외자원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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