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회의에 뿌린게 잘못 국익훼손 엄중 처벌하라”

  • 입력 2007년 1월 24일 02시 58분


코멘트
곤혹스러운 송 외교 23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공개 문건 유출 사건 등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지자 이마를 긁적이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곤혹스러운 송 외교 23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공개 문건 유출 사건 등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지자 이마를 긁적이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23일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전략을 담은 비공개 문건이 외부로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정부의 관리 소홀을 질타했다.

정부 측은 답변에서 문건 유출 재발 방지를 위해 유출 경위 등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한미 FTA체결지원위원회가 문건 유출의 책임이 국회에 있는 것처럼 주장한 e메일을 각계에 발송하는 등 사건의 책임을 국회로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대외비 문건이 유출된 건 충격적이고, 매우 유감이며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국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로 유출자와 유출 경위를 밝혀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확한 사건의 경위가 밝혀지기 전에 모든 책임이 국회에 있는 것처럼 주장되고 증거 없이 특정 의원이 지목돼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특위 회의록을 보니 협상단이 문건을 배포한 게 오전 10시 22분이고 특위 위원장이 회의를 비공개로 바꾼 게 오후 1시 6분이다. 대외비 문건이 무려 3시간 동안이나 공개된 상태에 있었다”며 “그렇다면 외교통상부 책임이 아니냐”고 따졌다.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국회 FTA특위 위원들에게 자료를 배포할 때 서명을 받았는가”라고 묻고 “서명을 받지 않는 대외비 자료가 어디 있느냐. 그런데도 무슨 관리를 잘했다고 주장하느냐”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진영 의원은 “현재 철저한 조사가 진행 중인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마치 국회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행정부의 태도는 옳지 않다”며 “이를 문제 삼아 정부가 국회에 보고할 사항을 축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행정부가 국회에 책임을 넘길 생각은 전혀 없고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편견 또는 선입견을 주는 언급이나 조치를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결코 이런 일이 재발해선 안 된다. 조사가 완결되면 필요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