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아름다운 기부… 사회적 책임… ‘빅’ 화두로

  • 입력 2006년 12월 21일 03시 00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무보증 소액 창업대출 제도인 ‘마이크로크레디트’의 창시자 무하마드 유누스 씨(가운데)와 그의 빈민은행인 그라민은행이 2006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무보증 소액 창업대출 제도인 ‘마이크로크레디트’의 창시자 무하마드 유누스 씨(가운데)와 그의 빈민은행인 그라민은행이 2006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왼쪽)이 올 6월 자기 재산의 85%에 해당되는 374억 달러의 대부분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운영하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왼쪽)이 올 6월 자기 재산의 85%에 해당되는 374억 달러의 대부분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운영하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 1월 국내 최초로 사회공헌 전담조직인 ‘삼성사회봉사단’대표로 이해진 씨(오른쪽)가 임명됐다. 이 대표가 이웃사랑캠페인에 성금을 기부하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 1월 국내 최초로 사회공헌 전담조직인 ‘삼성사회봉사단’대표로 이해진 씨(오른쪽)가 임명됐다. 이 대표가 이웃사랑캠페인에 성금을 기부하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기업의 사회공헌은 이제 ‘트렌드를 넘어선 트렌드’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소니, IBM, 필립스 등 정보기술(IT)계의 대표적인 22개 기업은 지난달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이행하지 않는 협력업체의 부품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복지 환경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기업의 사회공헌은 21세기의 거스를 수 없는 화두가 됐다. 올 한해 국내외에서 화제를 모은 사회공헌 관련 이슈를 소개한다. (도움말=라임 글로브)》

2006 국내외 사회공헌 10대 이슈

○ ‘존경 받는 부(富)’, 전 세계 감동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6월 자기 재산의 85%에 해당되는 374억 달러(약 37조 원)의 대부분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운영하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카네기와 록펠러를 잇는 존경 받는 부자의 표상이 됐다. 뮤지컬계의 ‘미다스의 손’ 앤드루 로이드 웨버 씨가 ‘작은 버핏’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등 부자들의 동참이 이어졌다.

○ 마이크로크레디트, 노벨상 수상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무보증 소액 창업대출 제도인 ‘마이크로크레디트(MicroCredit)’의 창시자 무하마드 유누스(방글라데시) 씨와 그의 빈민은행인 그라민은행이 2006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30년 전 설립된 이 은행은 660만 명에게 대출해 줬으며 혜택을 받은 사람의 97%가 사회적 약자인 여성이다.

국내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사회연대은행을 통해 11월부터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방식은 앞으로 금융기관의 사회공헌 활동 공백에 대한 대안으로 활성화될 전망이다.

○ 지구협약, 335개 회사 명단 삭제

지구협약은 유엔 산하 기구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담당한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1999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서 기업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원칙을 제시하고 세계 경제 지도자들의 동참을 유도하면서 전 세계 3000여 개 기업 및 단체가 가입했다.

이 기구는 올 10월 협약의 취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인 조치로 335개 기업의 명단을 삭제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전력 우리은행 대우증권 웅진코웨이 등 14곳이 가입해 있다. 미국과 일본의 가입 기업 및 단체 수는 각각 158개와 51개.

○ 기업의 사회적 책임, 협력업체로 확산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소니 등 22개 글로벌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는 협력업체의 부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환경대책과 각종 법령 준수 등 약 40개 항목에 걸친 기준을 만들어 협력업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경비 절감을 위해 인건비가 싼 개발도상국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권 침해와 열악한 노동 환경 등의 문제로 불매운동 대상이 되거나 주가 하락을 겪었기 때문이다.

○ 대기업 대규모 사회환원 공약

삼성(8000억 원)과 현대자동차(1조 원)의 잇따른 대규모 사회환원 공약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기업 사회공헌의 양적 확대 시발점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수사를 받고 있는 경영진의 ‘면피용’ 조치라는 비판이 엇갈렸다. 후속 사회공헌 계획의 실행이 또 다른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외국 기부 문화와 비교가 되기도 했다.

○ 국내 1호 사회공헌 전담 최고경영자(CEO) 탄생

국내에서는 최초로 사회공헌 전담조직의 대표로 사장급 인사가 취임했다. 올 1월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에 이해진 씨가 임명된 것. 부임 직전까지 5년여 동안 삼성서울병원 행정부원장을 지낸 이 사장은 취임 인터뷰에서 “인생의 축소판인 병원에서 일하며 무료진료와 같은 봉사활동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체험했다”고 밝혔다. 사회공헌 전담조직의 위상 강화를 엿볼 수 있는 사례다.

○ 지속가능성 보고서 열풍

2003년경부터 나오기 시작한 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발간 열풍이 불었다. 올해에는 대우증권 SK텔레콤 한국수자원공사 GS칼텍스 등 20여 개 기업이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해 미국의 경제 주간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의 68%가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펴내고 있다. 사회책임투자(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등 대내외적 환경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사회책임투자 가속화

기업의 가치에 투자하는 SRI 펀드가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했다. 국민연금은 9월 1500억 원 규모의 SRI 펀드 투자를 결정해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인 SRI가 국내에도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자본시장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입증한다는 분석이다. 외국에서는 윤리 종교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SRI 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 ‘사회적 기업’ 확대

‘사회적 기업’은 기업과 비영리단체, 정부가 공동의 노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개념이다. ‘교보 다솜이 간병봉사단’ ‘삼성 전통문화지도사 파견사업’ ‘포스코 사랑나눔 무료간병사업’ ‘SK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의 사례다. 지난달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통과시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사회공헌, 기업의 현지화 필수 전략으로 부각

사회공헌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화 전략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은 1980년대부터 거부감 해소를 위한 경영전략으로 구사했다. 국내 기업도 글로벌화하면서 사회공헌에 경영전략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현지화 전략으로 발전된 것. 삼성의 무료 개안 수술과 LG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퇴치 캠페인은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해외 사회공헌은 물품 기부와 장학금 전달 등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도 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