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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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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항목 가운데 최근 20년 동안 투자수익률(또는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것은 무엇일까.
①강남 아파트 ②근로자 가계소득 ③코스피지수(주식투자) ④회사채
언뜻 생각하면 강남 아파트가 1순위로 머릿속에 떠오를지 모른다.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회사채 투자가 가장 짭짤했다. 더욱 의외인 건 지난 20년간 근로자 가계소득 상승 속도가 강남 아파트 오름세보다 더 가파르다는 사실이다.
이는 투자전략가 출신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 신성호 상무가 분석한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다. 신 상무는 2000년대 초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릴 때 “이제 짐 싸들고 떠나야 할 때”라며 증시 폭락을 예고해 화제가 됐던 리서치 분야의 고참 증권맨이다.
○ 근로자 가계소득 상승속도, 강남 아파트 오름세보다 커
신 상무는 국민은행 주택지수, 통계청 소비자물가와 근로자 가계소득 등의 자료를 종합해 1986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의 자산가격 변화 추이를 살펴봤다.
자산은 전국 주택, 서울 주택(이상 주택은 아파트 연립 단독을 모두 포함한 것), 전국 아파트, 서울 아파트, 강남 아파트, 코스피지수, 회사채, 소비자물가, 근로자 가계소득 등 모두 9개로 구분했다. 1986년 1월을 100으로 놓고, 9개 자산가격이 20년 동안 얼마나 올랐는지 비교했다.
1위는 998을 보인 회사채 투자였다. 20년 전에 100원을 투자했다면 10월 말 현재 약 10배로 급등한 998원이 됐다는 얘기다. 세전(稅前) 금액이고 회사채는 투자적격등급인 AA를 기준으로 했다.
회사채 투자수익률이 이처럼 돋보인 것은 이자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나는 ‘복리(複利)’의 위력 때문이다.
주식에 투자했을 때는 8.5배로 돈이 늘어난다. 물론 어떤 종목에 투자했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겠지만 오직 코스피지수만 봤을 때는 그렇다는 얘기다.
근로자 평균가계소득은 761로 나왔다. 1986년 100원을 벌었다면 지금은 761원을 번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은 편차가 심했다. 20년 동안 강남 아파트 가격은 5배나 뛰었는데 아파트, 연립, 단독주택을 모두 포함한 전국 주택가격은 겨우 2배밖에 오르지 않았다.
○ 대출부담 안은 아파트 투자 재고를
전국 주택가격으로만 보면 20년 동안 집값은 피부로 느끼는 것보다는 상승폭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신 상무는 “1991년부터 8년여간 주택경기 침체기를 겪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80년대 후반 집값 과열 움직임이 나타나자 당시 노태우 정부는 일산, 분당신도시 등 ‘주택 200만 호 건설 계획’으로 집값 폭등을 잡았다는 것.
이후 집값 상승이 다시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1999년부터였다. 저(低)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으려는 분위기가 무르익은 데다 고급 주택 수요가 증가해 비싼 집들이 싼 집 가격마저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신 상무는 “부동산버블과 금리 상승을 걱정하는 시점에 높은 대출금리 부담을 안고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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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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