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 수출 ‘뚝…뚝’ 현대車 주가 ‘뚝…뚝’

  • 입력 2006년 12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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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처럼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어렵다.” 최근 연일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현대차에 대해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이 내린 냉정한 분석이다. 한국의 대표기업 가운데 하나인 현대차의 주가 하락이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

현대차는 11일 거래소시장에서 6만47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최근 6일(거래일 기준) 동안 5900원(8.4%) 하락했다.

시장에선 현대차의 ‘날개 없는 추락’에 대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내년 주가 전망도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외국인-기관투자가 매도 물량 쏟아내

현대차의 주가 하락은 두 달여 전부터 진행돼 왔다.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두 달간 상승 곡선을 그리던 현대차는 9월 18일 8만5400원을 정점으로 곤두박질하기 시작해 이날 6만4700원까지 떨어졌다.

연초 연중최고가인 9만8400원에서 34%가량이나 미끄러진 셈.

현대차의 주가 하락은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매도물량을 쏟아내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것.

외국인과 기관은 10월 이후 현대차에 대해 각각 1532억 원, 2566억 원어치를 순매도(매도 금액에서 매입 금액을 뺀 것)했다.

○영업이익률 4∼5%대… 잦은 파업으로 생산도 차질

증시에서 현대차 주가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차에 가장 큰 타격을 주는 것은 달러당 원화 환율의 하락(원화가치는 상승) 추세다. 환율이 뚝뚝 떨어지면서 가만히 앉아서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

한화증권 남경문 연구원은 “한때 9∼10%에 이르던 영업이익률이 지금은 4∼5%대로 추락했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 판매도 부진하다. 현대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2만8417대로 전월보다 ―6.8%, 전년 같은 달보다는 ―14.9%로 크게 감소했다.

현대차의 미국 월간판매량이 3만 대를 밑돈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한누리투자증권 손명우 연구원은 “쏘나타의 판매 감소와 파업으로 생긴 신형 아반떼 및 엑센트 재고 부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노조의 잦은 파업에 따른 경쟁력 약화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10월 연휴로 조업일수가 부족한 데다 11월엔 부분파업으로 1만 대 정도 생산차질을 빚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수출시장 환경 악화와 점진적인 실적 둔화 추이, 조업차질 지속 가능성 등을 고려해 6개월 목표주가를 종전 9만2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내년엔 투자매력 생길것” 전망도

하지만 최근 현대차의 주가 하락이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온다.

NH투자증권 윤태식 연구원은 “2000년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중대형 판매 비중은 18%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70%를 넘는다”며 “현대차의 질적인 성장이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투자매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와 중국에 추가로 공장을 건설하는 등 현대차가 추진 중인 국내외 생산체계 개편작업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함께 강화해 제2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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