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건설업체 분양가 2배 폭리"

  • 입력 2006년 11월 17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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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중인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건설사들이 많게는 원가의 2배에 이르는 분양가를 책정해 거액의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7일 오전 서울 대학로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성 동탄신도시 건설업체들이 건축비와 간접비를 부풀려 신고해 취한 폭리 규모가 1조2229억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29개 건설업체가 밝힌 사업비와 이윤을 성실 신고한 것으로 판단되는 5개 건설업체의 것과 비교한 결과, 건축비와 간접비가 9321억 원이 부풀려진 데다 택지비에서도 2908억 원의 폭리를 취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경실련은 "주택공사가 밝힌 2005년도 평당 건축비가 278만 원이고 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2003년 분양한 상암7단지 평당 건축비가 341만 원인 점 등을 봤을 때 동탄신도시에서 성실 신고한 5개 업체의 평균 평당 건축비 284만 원은 합리적인 기준 비용으로 판단된다"며 비교 기준의 타당성도 강조했다.

경실련이 계산 기준으로 삼은 건축비는 건설사들이 감리자 모집공고문에서 밝힌 순공사비(토목공사비, 건축공사비, 기계설비공사비, 전기통신공사비)에 일반관리비를 더한 것이고 간접비는 모집공고문에 나타난 설계감리비와 분양관련 경비 등을 합친 것이다.

경실련은 또 "화성시장이 공개한 업체별 건축비가 평당 449만~241만 원으로 1.9배의 편차가 나고 간접비 편차도 4.3배에 이르렀다"며 "이는 건설업체들이 이윤 규모를 낮춰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허위 신고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토지에서 어떤 아파트를 짓든 택지비와 골조ㆍ토목공사비는 통상적으로 비슷하기 마련인데 내ㆍ외장 마감공사비의 차이를 고려해도 업체별 건축비와 간접비가 이처럼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은 건축비 부풀리기로 밖에 해석될 수 없으며, 분양가의 49%를 차지하는 건축비가 부풀려지다 보니 분양가도 덩달아 상승한다는 게 경실련 측의 논지다.

경실련 김원동 아파트값거품빼기 운동본부장은 "건설업체가 신고한 분양가를 철저히 검증했다면 약 1조2000억 원 이상을 절감해 평당 분양가가 20% 정도 인하됐을 것"이라며 "사업승인권자인 화성시장이 이를 묵과해 건설업체엔 폭리를, 소비자들에겐 고분양가의 부담을 안겼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결론적으로 평당 800만 원에 육박하는 동탄 신도시 아파트의 평당분양가는 600만 원 이하로 낮출 수도 있었다. 파주 문정 신도시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두 배인 1300만 원에 이른다"며 "주택공사가 직접 투명한 후분양을 실시한다면 터무니없는 분양가 거품이 발생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화성 동탄, 파주 교화ㆍ문정, 용인 동백ㆍ죽전 등지의 신도시 아파트 입주가 완료되면 건설사들이 잠정적으로 취하려던 폭리가 현실화 될 것이므로 이때 이들 건설사를 탈세 등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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