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작년 현금영수증카드 발급 비용 “기업서 협찬받아”

  • 입력 2006년 10월 17일 03시 00분


국세청이 지난해 현금영수증카드 무료 발급을 추진하면서 세무조사 대상 기업 등으로부터 모두 4억3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국세청에 대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이 밝히고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해 6, 7월 23개 업체에서 받은 4억3000만 원의 협찬금으로 현금영수증카드 437만5000장을 만들어 각계에 무료로 보급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세무조사를 받고 있던 포스코는 현금영수증카드 10만 장(1000만 원)을 협찬했다.

또 세무조사를 받기 직전이었던 현대자동차가 100만 장(1억 원), 회장이 관할 세무서를 상대로 양도소득세 부과 취소 소송을 제기해 재판을 벌이던 CJ가 10만 장(1000만 원), 부도 후 화의절차를 밟고 있던 닭고기 가공업체 체리부로가 1만 장(100만 원)을 협찬했다.

이 의원은 “국세청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업체를 협찬사로 선정한 것은 내부검증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현금영수증카드에 자사(自社) 로고를 기재해 광고하려는 업체를 공개모집한 것”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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