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최고인기 메뉴는 건설사…조선-제과업체까지 눈독

  • 입력 2006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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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과 쌍용건설 인수도 적극 검토할 계획입니다.”

올해 6월 대우건설 인수에 실패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 동아건설 매각 입찰에서도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사실상 2연속 고배(苦杯)를 마신 대주그룹.

이 회사 관계자는 “동아건설 입찰에 적지 않은 금액을 써냈는데…”라며 아쉬움을 털어놨지만 건설업체 인수합병(M&A)에 대한 집념을 숨기지 않았다.

매물로 나온 건설업체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존 건설회사는 물론 조선, 제과업체 등 건설업과 무관한 제조업체들까지 건설업체 M&A에 뛰어들고 있다.

● 너도 나도 건설업 진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올해 6월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한 금호아시아나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을 통해 1967년부터 건설업을 해왔지만 해외부문과 플랜트건설 실적은 제로에 가까웠다.

프라임그룹은 시행사가 시공사 인수에 나선 드문 사례다. 최근 동아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프라임그룹이 최종적으로 인수에 성공하면 부동산 개발, 설계, 시공능력을 모두 갖춘 종합건설그룹으로 도약한다.

건설업과 관계없는 기업들의 건설업 진출도 활발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1월 법정관리 중이던 JR건설을 184억 원에 인수해 자체 역량으로 해외조선소 건설에 나서고 있다.

1997년 한독종합건설을 인수했던 대우자동차판매도 건설업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대우자판의 건설부문 매출 비중은 2000년만 해도 전체의 3%(약 1000억 원)에 불과했으나 최근 신규 아파트 브랜드인 ‘이안’이 뜨면서 지난해에는 23.9%(약 6070억 원)로 높아졌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2002년 건설계열사 엠코를 설립해 그룹 공사만 해왔지만 지난해 5월 대규모 유상증자를 한 뒤 본격적으로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1969년 제과업체로 출발한 유진그룹은 대우건설 인수에 실패한 직후인 올해 7월 서울증권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룹의 금융부문을 정비해 건설업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우회 전략’이다.

또 해운업을 주력으로 하던 C&그룹(옛 쎄븐마운틴그룹)은 지난해 우방과 아남건설을 잇달아 인수해 각각 ‘C&우방’과 ‘C&우방ENC’로 사명을 바꿨다.

교육 출판, 정수기 렌털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웅진도 지난해 8월 자본금 30억 원 규모의 웅진건설을 설립해 건설업 진출을 선언했다.

● 시너지 효과 기대 vs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아

건설업 진출이 붐을 이루는 것은 자체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데다 ‘종합 산업백화점’으로 불리는 건설업의 특성상 각 계열사와 주고받는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부동산개발업은 공장 용지 등 자체 유휴 용지 개발을 통해 초기에는 투자비를 크게 들이지 않고도 개발이익을 챙길 수 있지만 과당경쟁이 이어지면서 기업 경영에 ‘독(毒)’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건설업 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국내 건설 수주액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이어서 지금은 오히려 일부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최근 국내 기업의 건설업 진출 현황
기업진출 내용(시기)
프라임그룹동아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2006년 8월)
대주그룹동아건설 예비협상대상자 선정, 쌍용건설 인수 검토 (2006년 8월)
금호아시아나그룹대우건설 인수(2006년 6월)
유진그룹종합건설업 진출 계속 추진 (2006년 7월)
웅진웅진건설 설립(2005년 8월)
대우조선해양JR건설 인수(2005년 11월)
C&그룹우방건설과 아남건설 인수(2005년 2월, 12월)
현대·기아자동차그룹건설계열사 엠코 설립(2002년 10월)아파트 등 주택사업으로 영역 확장(2005년 5월)
자료: 각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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