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카드업계 ‘신용카드 기름값 할인 폭’ 줄다리기

  • 입력 2006년 7월 2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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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업계와 신용카드업계가 신용카드 기름값 할인 폭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주유소협회는 지난주 초 7개 카드사와 16개 카드 취급은행, 여신금융협회 등에 공문을 보내 “신용카드사들이 주유 할인 혜택을 높이는 과도한 마케팅 수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전국 1만2000여 주유소가 카드사 가맹 해지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정상필 주유소협회 기획팀장은 “카드사들이 경쟁적으로 할인 폭을 늘리면서 카드 할인을 해 주지 않는 주유소들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 저가(低價) 경쟁을 유발해 주유소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여신금융협회는 “사업자 단체가 집단적으로 가맹 해지를 종용할 경우 공정거래법에 위배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카드사와 은행들은 최근 주유 할인 또는 포인트 적립액을 L당 100원 이상으로 크게 늘리고 있다. 한시적으로 150원을 적립 또는 할인해 주는 곳도 나왔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주유소 할인이 카드 회원수를 늘리는 데 가장 큰 유인책이 되고 있기 때문.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카드사 마케팅 담당 임원들에게 “카드사 마케팅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 경영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나친 할인 서비스를 자제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유업계는 주유소협회의 주장이 주유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위한 ‘압박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기름값 할인으로 생기는 비용 가운데 80∼90%는 카드사가 내고 있고, 나머지 10∼20%도 정유업체가 내고 있기 때문에 개별 주유소는 신용카드 할인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

주유소협회는 카드업계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현행 1.5%에서 1% 이하로 내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이 2.5∼2.7%인 상황에서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정유사 제휴 할인 마케팅 때문에 요율을 업계 최저 수준으로 책정해 편의를 봐 준 것”이라며 “경영 환경을 개선하려면 정유업계의 과도한 영업비용을 먼저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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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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