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식 공인회계사회 회장 “불투명 회계, 국가이미지 먹칠”

  • 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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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환 기자
홍진환 기자
“글로벌스탠더드에 맞는 기준을 받아들여야 회계 부문에서 불투명한 국가라는 지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서태식(68)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1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회계와 감사가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선 국제 기준을 따르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의 설립자이자 명예회장. 그는 7일 한국공인회계사회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회장으로 재선임됐다.

회계사는 신뢰를 먹고 사는 직업이다. 그러나 최근 분식회계 문제가 잇달아 불거지면서 회계사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공인회계사들의 대표격인 그의 어깨가 무겁다.

서 회장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최근 발표한 2006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소개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IMD는 한국의 ‘회계 및 감사제도’ 부문 경쟁력을 61개 평가 대상국 가운데 58위로 평가했다. 지난해보다 21계단 떨어졌다. 사실상 ‘꼴찌’ 수준이다.

서 회장은 “일부 회계사는 국내 경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IMD의 평가 방식을 문제 삼았지만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며 “최하위권이라는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식회계 한 건 한 건은 해당 기업의 문제로 돌릴 수도 있지만 회계법인의 감사 수준이나 회계사의 윤리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회계법인은 수백 개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자칫 국가 전체의 회계 투명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공인회계사들의 윤리 회복.

이를 위해 공인회계사회는 윤리신고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국제기준에 맞는 새 윤리기준을 마련해 20일 공포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윤리신고센터나 새 윤리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할 때 공인회계사 내부에서도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이 있었지만 회계사가 공익을 위하는 직업이라는 점을 내세워 설득했다”고 말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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