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업계 이마트 독주속 ‘넘버2’ 몸만들기 돌입

  • 입력 2006년 6월 12일 0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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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은 놓쳤지만 더 밀리지는 않겠다.” 미국계 할인점 월마트를 전격 인수한 신세계 이마트가 국내 할인점업계 독주 체제를 갖춘 가운데 2위 자리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프랑스계 할인점 한국까르푸를 인수한 이랜드를 비롯해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 공격적인 점포 확장 계획이나 새로운 사업 구상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2위 경쟁’에 뛰어들었다.》

○ 이랜드, 까르푸 간판 조기 철거

이랜드는 올해 4월 인수한 한국까르푸 32개 점포의 새 이름을 확정하고, 이르면 12일이나 13일에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새 브랜드는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할인점 시장에 진출해서도 사용할 수 있는 국제적인 이미지를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는 지난달 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를 요청했고, 7월 말경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따라서 새로운 브랜드를 실제 사용하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까르푸에 대한 소비자 이미지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에 이랜드가 할인점 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는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해 새 브랜드를 조기에 공개하기로 했다는 게 이랜드 측 설명이다.

이랜드는 또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이 나는 대로 수도권 점포부터 리모델링을 시작한다. 한 달에 4곳씩 매장을 개편해 내년 여름까지는 모든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랜드 측은 “2010년까지 일반 할인점과 패션전문 할인점인 아웃렛을 60개씩 개장해 모두 120개의 할인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할인점시장 선두권 경쟁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테스코 ‘2위 수성’에 전력

이마트에 이어 현재 할인점 업계 2위인 삼성테스코 이승한 사장은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에서 간부급 직원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 설명을 위한 타운 미팅’을 열고, “2012년까지 12조 원 이상 매출을 올려 반드시 업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테스코는 이를 위해 이미 50여 개 신규 출점 용지를 확보해 둔 상태이며, 적당한 기업 인수합병(M&A) 물건이 나오면 적극 인수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1999년 창립 초기 업계 10위에서 출발해 3년 만에 업계 2위에 올라선 이유는 단순한 쇼핑 공간에 머물렀던 할인점에 문화센터 등과 같은 생활편익시설을 도입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데 있다”며 “이런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신세계에 월마트코리아를, 후발 주자인 이랜드에 까르푸를 각각 넘겨준 상태에서 2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내부 사기 진작책으로 해석하고 있다.

○ 롯데, 해외 진출로 숨통 틔운다

롯데마트는 국내에서 공격적으로 점포 확장에 나설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부산, 울산, 전남 여수 등 3곳에서 점포를 개장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9개 점포를 추가해 점포를 55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 러시아 베트남 인도 등지로 진출하기 위해 최근 ‘해외사업 추진팀’을 신설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 베트남 정부나 현지 기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한 뒤 1, 2년 안에 현지 점포를 개설한다는 계획으로 작업 중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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