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女사장’ 시대…5년새 여성사장 비중 2배로

  • 입력 2006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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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뒤편에 있는 편의점 ‘GS25 반포점’.

2004년 11월에야 장사를 시작했지만 GS리테일이 보유한 2000여 개 점포 가운데 매출이 중상위권에 이를 정도로 안정된 영업력을 자랑한다.

주변에 학원과 사무실이 많은 데다 주인 강혜숙(42) 씨의 친절함에 반한 고객들이 입소문을 낸 덕분에 장사가 잘된다고 한다.

강 씨는 “편의점은 감성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여성에게 적합한 업종 같다”고 말했다.

○“2008년에는 남녀 성비 역전”

강 씨처럼 부드러움과 친절을 앞세운 여성들의 편의점 업계 진출이 눈부시다.

8일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전국 편의점은 9085개. 대기업 직영점과 주유소 영업점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개인이 운영하는 곳은 8123개다.

이 중 여성이 사장인 편의점은 3080개(37.9%)이고, 남성이 운영하는 곳은 5043개(62.1%)다.

‘여성 사장 편의점’ 비중은 2000년 21.1%에서 5년 만에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2008년쯤에는 남녀 성비가 역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연쇄적인 구조조정 여파로 편의점 여사장 시대가 왔다는 분석이다.

강 씨도 “남편의 직장동료들이 ‘명예퇴직’이라는 명목으로 직장에서 잘리는 모습을 본 뒤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편의점을 개업했다”고 말했다.

체인형 편의점은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데다, 사업경험이 많지 않아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 체제가 잘 갖춰져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50대 이상 편의점 주인의 비중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말 현재 13.4%로 처음 10%를 넘었다.

편의점협회 이덕우 과장은 “일본에서는 50대 이상 비중이 77%에 이른다”며 “한국도 조기 퇴직자들이 늘어나면서 일본의 추세를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하루 570만 명이 편의점 찾는다

올 11월이면 전국 편의점 개수가 1만 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 지 17년 만이다.

전국 편의점의 하루 평균 이용고객은 570명.

따라서 1만 개를 넘어서면 하루 평균 전국 편의점을 찾는 고객이 570만 명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작년 말 현재 남한인구 4927만 명을 감안하면 매일 국민 9명 가운데 1명은 편의점을 찾는 셈이다.

전국 편의점은 수도권에 절반 이상(5096개)이 몰려 있으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최근 부동산 개발이 활발한 충남(28.0%) 강원(20.1%) 경남(15.5%) 순으로 높았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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