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는 지난해 정기·임시 다 합쳐 16차례의 이사회를 개최했다.
리히텐슈타인 대표는 미국 뉴욕 월가에서도 ‘얼굴 없는 투자자’로 알려져 있고 수십 개의 기업에 투자 중인 일본에서도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 인물.
하지만 얼굴이 공개되는 것을 감수하고 19일 KT&G 이사회에 참석했고 앞으로도 계속 이사회에 직접 나서 경영 개입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장기적인 포석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스틸파트너스를 포함한 ‘칼 아이칸 연합군’의 최종 목표가 ‘단기차익’이 아니라 ‘경영권 장악’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분을 차근차근 확대한 뒤 KT&G의 다른 사외이사 임기가 끝날 때마다 집중투표제를 통한 힘 싸움으로 사외이사를 늘려 경영권을 손에 넣는 시나리오다.
실제로 아이칸 측은 19일 0.62%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보유 지분이 7.34%로 늘어나는 등 계속 KT&G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리히텐슈타인 측은 “우린 단기투자자가 아니다. 두고 보라”며 호언장담하고 있다.
곽영균 KT&G 사장도 20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스틸파트너스 측이) 장기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2분기(4∼6월) 안에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KT&G 1분기(1∼3월) 실적발표에서는 매출액 4405억 원, 영업이익 1151억 원, 순이익 965억 원으로 직전 분기인 2005년 4분기(10∼12월)에 비해 32.1%, 40.1%, 28.6% 감소했다.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도 72.6%에서 70.7%로 떨어졌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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