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국제상사 또 경영권분쟁

  • 입력 2006년 4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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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기업’ 국제상사가 또다시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게 됐다.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국제상사는 7일 창원지방법원이 LS그룹 계열사인 ‘E1(옛 LG칼텍스가스)’을 3자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국내 최대 액화석유가스(LPG) 제조 판매업체인 E1은 스포츠 레저 관련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국제상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상사의 최대주주인 이랜드는 “국제상사가 2002년에도 주식을 추가 발행한 뒤 3자 매각하려다 대법원으로부터 무효판결을 받은 바 있다”며 “이번 조치는 대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랜드는 “국제상사의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경영권 확보를 위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상사 측은 “국제상사가 법정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랜드가 대주주라 하더라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3자 매각 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프로스펙스’라는 신발 브랜드로 잘 알려진 국제상사의 경영권 분쟁은 이번을 포함해 모두 세 차례.

1985년 신군부가 부실기업 정리라는 명목으로 국제그룹을 해체하면서 국제상사의 경영권은 한일그룹으로 넘어갔다. 이후 한일그룹은 1998년 부도를 냈으며, 2000년 3월부터 국제상사에 대한 법정관리가 시작됐다.

이랜드가 2002년 11월 지분 51.8%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가 되자, 국제상사는 같은 해 10월 창원지법의 승인을 받아 4000만 주 유상신주 발행을 추진했다.

제3자가 4000만 주를 인수하면 이랜드 보유 지분 51.8%는 반토막이 나고, 최대주주 지위를 잃는다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다.

이에 이랜드는 소송을 냈고, 작년 6월 대법원이 이랜드의 손을 들어주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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