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최초의 여성’ 박미경씨 “임원 타이틀도 추가요”

  • 입력 200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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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최초의 여성’ 수식어를 휩쓸다시피 한 한국투자증권 박미경(사진) 마제스티클럽 부장이 5일 상무(PB본부장)로 두 계단 승진했다.

이번에는 증권업계 최초의 공채 출신 여성 임원, 영업현장 여성 임원이라는 수식어가 추가됐다.

일반기업 이사에 해당하는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상무로 발탁되면서 프라이빗뱅킹(PB) 센터를 이끌게 된 것.

지금껏 증권업계에는 여성 임원이 2명 있었다. 변호사와 미국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외부에서 영입돼 관리파트에서 일했다.

“길고 가늘게 살려고 했던 꿈을 접어야겠네요.”

영업현장의 ‘치열한 전투’에서 살아남은 것을 축하한다고 하자 박 상무는 이처럼 농담 섞인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서울여상을 졸업하고 1977년 한국투자신탁 공채로 입사해 증권업계 최초의 여성 대리, 홍보실장을 지냈다. 지난해 1월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청와대로 초청한 ‘사회 각계 여성 최초 인물 40인’에 포함됐고 5월에는 여성부가 발행한 ‘대한민국 슈퍼파워 우먼 42인’에 선정됐다.

사실 이런 경력은 회사가 전략적으로 여성을 내세운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실력으로 ‘홍보용’이라는 시선을 뛰어넘었다.

그가 지점장이던 시절 마포지점은 소규모 점포였지만 전국 75개 지점 중 영업실적 2위까지 올랐다. 여의도 PB센터장 시절에는 전국 지점들을 제치고 매분기 최우수상을 받았다.

박 상무는 술을 못 마시고 골프도 치지 않는다. 대신 고객에게 편지를 쓰고 대소사를 꼼꼼히 챙긴다.

“고객과 피땀 흘려 모은 고객 재산을 무엇보다 먼저 생각하는 것은 자신 있습니다. 이 원칙만 지키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직원들에게도 강조합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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