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 KT&G이사회 진입…주총서 사외이사 1명 확보

  • 입력 2006년 3월 17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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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KT&G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 공판이 열린 대전지법에서 KT&G 측 대리인인 임준호 변호사(앞줄 오른쪽)와 칼 아이칸 씨 측 송현웅 변호사가 휴정 대 법정을 나서고 있다. 자료사진 동아일보
9일 KT&G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 공판이 열린 대전지법에서 KT&G 측 대리인인 임준호 변호사(앞줄 오른쪽)와 칼 아이칸 씨 측 송현웅 변호사가 휴정 대 법정을 나서고 있다.
자료사진 동아일보
KT&G 주주총회에서 칼 아이칸 측 사외이사 후보 1명이 사외이사로 선임돼 아이칸 측이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KT&G 회사측은 일반 사외이사 1명을 확보했고 감사위원 사외이사 4명 전원을 회사측 후보로 선임하는데 성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17일 KT&G 대전 본사에서 개최된 제1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일반 사외이사로 KT&G 측이 추천한 안용찬 주식회사 애경 대표와 아이칸 측이 추천한 워렌 지 리크텐스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가 각각 선임됐다.

리크텐스타인은 8480만 표를, 안용찬 씨는 7474만 표를 각각 얻나머지 3명의 후보를 제쳤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는 원안대로 김진현 한국무역협회 객원연구원과 이윤재 KorEI 대표이사, 이창우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소순무 법무법인 율촌변호사 등이 각각 선임됐다.

경영진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외국인 주주가 이사회 일원인 사외이사로 선출된 것은 2000년 전자공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새로운 멤버로 구성된 이사회는 2주 후에 회의를 소집하며 다음 주에 회사에서 이사회 부의 안건을 마련할 예정이다.

사외이사를 확보한 아이칸 측은 앞으로 KT&G의 이사회에 공식 참여해 회사 경영에 관여하고 제동을 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경영 자료도 확보하게 돼 KT&G의 경영 상황이 고스란히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사외이사로 선임된 리크텐스타인 대표는 주주총회 직후 "회사 경영진의 조직적인 방해에도 불구하고 KT&G의 이사로 선임돼 기쁘다"면서 "사외이사로서 모든 권한을 이용해 장기적인 주주가치의 제고에 힘쓰고 회사측의 자사주 매각을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크텐스타인 대표는 특히 "앞으로 있을 모든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 집중투표제를 일괄 적용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경영 참여 확대 의지를 표명했다.

엄준호 스틸파트너스 한국 대표는 "스틸파트너스는 결코 단기차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보통 3~5년 정도 투자하는 장기투자자"라고 말해 앞으로 지분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곽영균 KT&G 사장은 "새로운 사외이사 등 이사회의 모든 구성원과 회사의 장래 발전 방안을 논의하겠다"면서 "주주가치 보호 측면에서 서로가 격의 없이 토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 사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자사주 매각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결정된 게 없다"면서 추후 이사회를 통해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KT&G 노조는 이날 주총장에서 아이칸 측에 대한 반대 시위를 열고 앞으로 단기 시세차익 추구 행위를 시도한다면 해당 이사의 해임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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