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달러, 亞 기업 노린다…전경련 “국제 금융시장유입”

  • 입력 2006년 3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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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오일 달러’가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적대적인 기업 인수합병(M&A)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일 ‘해외 투기자본 유입 증가에 따른 적대적 M&A 위협과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유가 급등으로 덩치가 커진 중동 산유국들의 자금이 국제금융시장으로 유입돼 투기 자본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전 세계의 헤지펀드와 사모(私募)펀드 등 투기성 자금이 1조8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2004년부터 시작된 고(高)유가 영향으로 산유국들이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올리고 있으며 800억∼1100억 달러가 국제금융시장으로 들어와 핫머니 형태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오일 달러를 비롯한 투기성 자금이 주로 몰리는 곳은 아시아 등 신흥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상장기업 604개 가운데 외국인이 최대주주보다 지분이 많아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된 기업이 58개나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KT&G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 사례에서 보듯 기업들이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춰도 M&A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이 보고서는 주장했다.

전경련 김주태 기업정책팀 조사역은 “사정이 이런데도 한국의 M&A 제도는 공격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경영권 방어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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