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투잡스족 “지금이 대목”

  • 입력 2005년 9월 17일 16시 56분


코멘트
추석 택배 풍경. [동아일보자료사진]
추석 택배 풍경. [동아일보자료사진]
추석에도 쉬지 않고 돈벌이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생들과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일명 ‘알바족’, 직장인 ‘투잡스족’.

최근 괜찮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는 것은 취직하는 것만큼 힘들다. 하지만 추석 기간만큼은 예외다. 백화점과 할인점의 추석선물 배달, 각종 업체에서 실시하는 이벤트 등으로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가 많고 인력도 귀해서 잘하면 임금을 평상시의 2~3배까지 받을 수도 있다.

▽차비도 부담, 추석 고향길 포기▽

추석 연휴에 백화점 선물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인성(24·대학생) 씨는 “이번 추석은 아르바이트 때문에 고향인 정읍에 내려가지 못했다”며 “하지만 평상시 아르바이트 보다 일당을 많이 받아 좋다. 친구들 중에도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낮에는 직장에서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투잡스 생활을 하고 있는 신지훈(24) 씨도 추석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다.

신 씨는 “고향이 부산이라서 오고가는데 이틀이 걸린다. 연휴가 짧아서 시간적 여유도 없고 경비도 부담이 돼 그냥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다”며 “부모님께 미안하고 친구들도 보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에게는 작지만 몇 가지 선물 구입해 미리 보냈다”면서 “내년에는 꼭 고향에 내려 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시급 3500원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휴학생 김정아 씨도 추석에 쉬지 않는다.

김 씨는 “연휴기간은 극장이 더 바쁠 때라 쉬지 않기로 했다”며 “11월까지는 알바로 돈을 모아서 친구들과 인도 배낭여행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극장 알바는 추석기간 특별하게 수당이 더 붙는 것은 아니지만 근무시간이 아니면 영화도 공짜로 볼 수 있고 급여 역시 괜찮아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추석 사람구하기 힘들어, 평상시 급여 2~3배▽

높은 임금과 귀한 대접도 사람들을 추석연휴 아르바이트에 묶어두는 이유.

유통업을 비롯해 대부분의 인터넷 쇼핑몰 업체에서는 추석연휴 일할 사람을 구하는데 애를 먹었다.

홈플러스 이마트 등 대형 할인점 추석행사를 대행하는 에스피플은 행사도우미와 알바 모집에 나섰지만 사람구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결국 급여 50%를 미리 지급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취업포털 파인드잡은 추석기간 단기 알바 구인구직란을 별도로 만들어 어렵게 사람을 구했다.

파인드잡 김윤정 과장은 “일반적으로 명절기간에는 아르바이트 수요가 급증한다”면서 “보통 15~20% 증가율을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일할 사람들이 줄기 때문에 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 임금을 많이 주고 대접도 좋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올해는 특히 연휴가 짧아 고향가기를 포기한 직장인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이들은 ‘놀면 뭐하나 한 푼이라도 벌어야지’라는 생각으로 알바를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