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의 위안貨 전격 절상 이후

  • 입력 2005년 7월 22일 03시 12분


코멘트
어제 중국이 전격적으로 환율제도를 고정환율제에서 관리변동환율제로 바꾸면서 위안화 가치를 2% 절상하기로 했다. 지나친 경기과열을 진정시키고 미국과의 무역마찰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또 앞으로 위안화의 점진적인 평가절상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당장 유럽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 가치가 급등하는 등 세계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해 금융시장 동향 점검에 나섰으며 이상 징후가 보이면 즉각 시장안정대책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번 조치가 우리 수출입에 미칠 영향은 양면성이 있지만, 국내 소비와 투자의 부진으로 상반기 성장률이 3%대에 그친 상황에서 중국의 내수위축이 불러올 대중(對中) 수출 부진은 단기적으로 악재가 될 전망이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업체의 매출도 줄어들 우려가 있다.

정부는 다른 해외시장에서 한국제품의 대중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지만 원화 가치 상승 가능성도 높다. 국제 환투기 세력이 아시아 통화 전체에 대한 절상을 노리고 투기 공세에 나설 소지도 크다.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의 환율 불안정이 확산될 수 있다. 고유가에 환율 불안까지 겹치면 고용의 60∼70%를 맡고 있는 중견·중소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될 우려가 높다. 물론 중국 경제가 연착륙하면 한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우선 정부는 단기적 불안요인을 줄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또 해외 여건 변화의 충격을 내수부문이 탄력적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국내 투자와 소비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거시경제를 시장논리에 맞게 운영해 성장잠재력을 키우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중국 의존도가 점점 커지는 우리 경제를 안정적으로 활성화하는 길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