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옥생’ 만든 정산생명공학 김성녕 회장

  • 입력 2005년 6월 2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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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회사도 마케팅이 아니라 제품의 품질로 승부를 내야 합니다.”

‘백옥생’ 브랜드로 유명한 정산생명공학 김성녕(金成寧·사진) 회장이 25년간 화장품 사업을 하면서 간직하고 있는 철학이다.

이 회사의 백옥생 제품은 1990년대 다른 화장품업체들이 서구 기술을 도입해 화장품을 만들 때 한방화장품으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다른 업체들은 최근에야 한방화장품을 내놓고 있다.

김 회장이 1980년 5월 회사를 처음 설립했을 때는 ‘여성 청결제(샴스)’부터 만들었다. 그가 혼자 만들어 혼자 팔러 다녔다. 공장을 찾아다니며 친구들에게 영향력 있는 여성을 집중 공략했다. 먼저 써보고 마음에 들면 돈을 내라는 식으로 접근했다. 김 회장이 만든 여성청결제는 당시 유일하게 한방성분으로 된 것이어서 부작용이 덜했고 이는 입소문을 타고 판매확대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사람에게 해(害)가 되지 않는 제품을 만든다는 자신감 때문에 사업초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선조들이 후손을 위해 남겨준 가장 위대한 자산이 ‘한방’”이라며 “나는 그저 선조들의 지혜를 제품으로 만들어 일반인에게 알린 것뿐”이라고 말했다.

예부터 전해 내려오던 한방 방식으로 만들어진 샴스는 지금도 정산생명공학의 인기 상품 중 하나다.

한방화장품을 고집하는 김 회장은 지금도 대부분의 제품을 천연원료로 만든다. 원료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대량 생산에도 한계가 있고 화장품의 유통기간도 짧아 어려움이 있지만 그대로 밀고 나가고 있다.

그동안 천연물질의 효능에 대해 대학과 공동연구도 진행했고 관련 특허도 다수 획득했다.

김 회장은 식물이나 한약재 등에서 추출한 원료의 효과를 집대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선조들의 지혜를 그대로 버릴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혼자가 시작한 사업은 25년 만에 30여 명의 연구원을 두고 있는 연구소와 대규모 천연원료 생산 공장(충남 아산시 신인동)까지 갖출 정도로 커졌다. 직원수는 200여 명. 작년 13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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