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5년 6월 13일 03시 0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그는 한국의 섬유산업이 중국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현재 상황을 예로 들었다.
“5년 전 일본도 똑같은 경험을 했지만 기업과 정부가 함께 비전을 제시하고 첨단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도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것이며 이는 섬유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1926년 설립된 도레이는 합성섬유를 비롯해 필름, 전자 및 의약 재료 등을 생산하는 종합화학 기업. 지난해 1조5000억 엔(약 15조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임직원 4만2000여 명에 세계 21개국에 진출해 있다.
한국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1963년 코오롱그룹의 전신인 한국나이롱㈜에 기술을 이전한 것을 시작으로 1972년 제일합섬에 자본을 투자했다. 1999년에는 새한과 공동으로 도레이새한을 설립하는 등 42년간 자본투자 및 기술이전, 공동연구를 해 왔다.
마에다 명예회장은 1987년 상무에서 곧바로 사장으로 발탁돼 10년 만에 회사를 매출액 1조 엔(약 10조 원)대의 우량기업으로 만들어 낸 인물로도 유명하다. 일본 경단련(經團連) 부회장, 일본경영자협회 회장, 아시아화섬산업연맹 회장 등을 지내며 일본 재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199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회사가 위기에 빠지자 2002년 복귀해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켰다. 이 과정에서 도레이의 노조위원장이 마에다 명예회장의 복귀를 간곡히 요청한 사실은 당시 일본 경제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는 회사가 흑자로 돌아서 정상화되자 2004년 6월 다시 은퇴했다.
마에다 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서 일할 때 “임직원 개개인의 고용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해고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인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마에다 명예회장은 “경영이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들을 정리해고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했다.
“기술 개발로 잉여인력이 생기면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이들을 고용하고, 그래도 남은 인력은 회사에서 만든 자회사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입니다.”
도레이는 퇴직한 직원들이 만든 회사에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등 한번 몸담았던 직원에 대한 배려가 뛰어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마에다 명예회장은 “한국은 우수한 인력이 많은 데다 일본에 비해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어 투자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도레이는 한국에 진출한 뒤 단 한 번도 투자한 사업을 철수한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에 뿌리내리는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할 예정입니다.”
그는 “한일 양국은 오랜 기간 교류를 해 오며 정치 경제적으로 많은 부침(浮沈)을 겪어 왔다”며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서로 신뢰하고 함께 일하고 노력하면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