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담보 고객잡기…중개업소 통한 거래 급증

  • 입력 2005년 4월 21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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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업소가 주택담보대출 고객을 늘리려는 시중은행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아파트 매매계약이나 분양권 전매가 대부분 중개업소를 통해 이뤄지는 데다 중개업자들이 계약자의 자금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기 때문.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2600건(1500억 원)의 대출 실적을 올렸다.

작년 7, 8월경에는 월 평균 70건(50억 원) 수준이던 대출 실적이 올해 들어 월 350건(200억∼250억 원)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은행과 대출협약을 맺은 중개업소 ‘KB 하우스타론’ 서비스 회원들이 고객을 열심히 유치한 결과다. 현재 회원 중개업소는 전국적으로 1만800여 곳에 이른다.

이들은 일정 수수료를 받고 대출이 필요한 계약자에게 인근 국민은행 지점을 소개하고 있다. 또 중개업소에 설치된 컴퓨터 대출상담 시스템으로 대출 신청을 해주기도 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담보대출 실적을 올리는 ‘거점’으로 중개업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 한 시중은행 지점은 지난해 입주한 대형 주상복합아파트 인근 중개업소를 통해 1080억 원의 대출 실적을 올려 다른 은행의 부러움을 샀다.

지점이 노린 것은 입주 6개월 전부터 입주 무렵까지의 분양권 전매 계약자들. 이 시기부터 투기 수요보다는 실수요자가 몰린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만큼 대출이 필요한 고객도 많아진다는 설명이다.

HSBC도 중개업자와 고객이 원할 경우 직원이 직접 중개업소를 방문해 대출 상담과 신청을 해주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개업소를 잘 활용하면 큰 돈을 투자하지 않고도 영업점을 늘리는 효과를 얻는다”며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개업소를 통한 마케팅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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